'광우병 사태' 때와 달랐다…野 지지율, 수도권·호남서 '뚝' [신현보의 딥데이터]

횟집·수산시장 검색량 전년 대비 증가
MB와 달리 尹 지지율 변화 거의 없어
野 지지율 추락해 尹정부 후 최저 기록
수도권에서 낙폭 가장 크고 호남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8월 31일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꽃게를 들어보이며 웃음짓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후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수산물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은 지난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도 하락세를 탈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변화가 오히려 없고, 오히려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져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때와는 시장도 정치판도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횟집·수산시장 검색량 지난해 8월 대비 ↑

횟집, 수산시장 검색량. /출처=네이버 트렌드
1일 검색량 지표인 네이버 트렌드에 따르면 8월 횟집과 수산시장 검색량은 각각 84와 15로 집계됐다. 해당 지표는 가장 검색량이 많았을 때를 100으로 놓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낸다. 이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5와 3 늘어난 수준이다. 수산물이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8월에 이처럼 검색량이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오염수 방류 후 수요가 줄어들 우려가 제기됐으나, '마지막 만찬'을 즐기려는 수요와 당정 인사들의 '수산물 먹방' 등 정치권과 수산업계 안팎에서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선전한 효과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후 수산시장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횟집과 초밥집 등 일부 가게들은 '오픈런'까지 벌어지고 있다. 물론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에서 일부 수산업 종사자들은 매출 타격이 있다면서 토로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16년 전 광우병 사태와 사뭇 다른 모양새다. 당시 광우병 사태 등 영향으로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등에 따르면 2008년 소고기 소비량은 전년 대비 3633t(톤) 줄어든 36만5116t을 기록했다.

광우병 사태 때 MB 지지율 뚝 떨어졌는데
尹·與 지지율은 변화 無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변화. /표=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광우병 사태 후 지지율 변화. /표=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지지율도 확연히 다르다. 한국갤럽의 8월 5주차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친 33%였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째 34%로 변화가 없었다.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오차 범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윤 대통령의 이주 지지율은 남성이 6%포인트 증가하고, 서울(2%포인트)과 충청권(9%포인트)은 물론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도 1%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기능노무/서비스(-8%포인트), 전업주부(-3%포인트)를 제외한 나머지는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수산업계 종사자를 포함하는 자영업자(2%포인트)와 이를 소비하는 직장인들이 포함된 사무/관리(3%포인트)도 지지율이 늘었다. 가장 지지율이 많이 늘어난 것은 학생으로 전주 대비 6%포인트 증가했다.

앞서 2008년 당시 광우병 사태 전후로 실시한 한국갤럽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토막 난 바 있다.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주간 단위 지지율이 없어 단순 비교는 어려우나, 임기 초 50%대를 웃돌던 지지율은 광우병 사태 후 20%대 초반으로 떨어진 점에서 당시 광우병 사태의 파동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여성(-28.1%포인트)보다도 남성(-33.6%포인트) 지지율 철회가 더 컸고, 상대적으로 보수층 지지가 높은 강원(-40.7%포인트), 대구/경북(-36.5%) 등에서 지역별 낙폭이 가장 큰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한 자영업이 당시 39.3%포인트나 지지를 철회하면서 직업 중 가장 큰 분노를 보였다.

이재명 단식 투쟁에도…
수도권은 물론 호남서도 野 지지율 '뚝'

정당 지지율 변화. /표=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이번에 오히려 변화가 두드러진 것은 민주당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5%포인트 떨어진 27%를 기록했는데, 이는 윤석열 정부 들어 최저치다. 특히 여성 지지율이 1% 빠질 때 남성은 11%포인트나 급감했다.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각각 11%포인트와 8%포인트 떨어져 지역별로 낙폭이 가장 컸고,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도 5%포인트 떨어졌다.

또 연령대별로는 그간 민주당 핵심 지지층으로 볼 수 있는 30대와 40대가 각각 16%포인트, 9%포인트 빠지면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오염수 입장 등을 포함해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면서 단식 투쟁까지 나서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오히려 상황은 현재로서는 민주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오는 4일 검찰에 출석해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다만 향후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에 따라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 무당층 비율은 32%에 달했는데 이는 현 정부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갤럽은 "중도층 지지율은 국민의힘 26%, 민주당 28%"이라면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40%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