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더 떨어지면 끝장"…中 외화 지준율 6%→4%로 낮춰

부동산 시장 살리기도 '안간힘'
계약금 줄이고 대출 이자 삭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 자국 내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오는 15일부터 기존 6%에서 4%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환 자금 운용 능력 개선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외화 지준율 인하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시장에는 160억달러(약 21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전망이다. 이는 위안화 환율이 최근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서는 등 위안화 가치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외화 지준율 인하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취하는 조치 중 하나다. 중국은 부동산발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위험이 커지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중국 정부는 이날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주택 구매 계약금 비율을 낮추는 등 다양한 정책도 잇달아 꺼냈다. 이날 중국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과 국가금융관리총국은 주택 구매 시 선금으로 내야 하는 계약금 비율을 낮추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처음 주택 구매 때는 전체 집값의 20%로, 두 번째 주택 구매 때는 30%로 일괄 설정했다. 중국은 집을 살 때 집값의 일정 비율을 일시불로 먼저 납입해야 한다. 현재 수도인 베이징 기준 계약금 비율은 첫 주택 구매일 때 35%, 두 번째 주택 이상은 80%에 달한다. 이번 조치는 계약금 비율을 인하해 부동산 매매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두 번째 주택 이상 비율을 크게 낮춘 것은 자금력이 있는 구매자들이 주택을 구매하도록 촉진하겠다는 얘기다.

인민은행은 아울러 금융기관에 모기지 금리도 낮추라고 지시했다. 주택 구매 계약금과 모기지 금리 인하는 25일부터 시행된다.

중국 정부가 잇따라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 한 달간 중국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순매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경기부양책이 단편적인 수준에 그쳐 부동산 등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우려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FT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 자금 규모는 900억위안(약 16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월별 기준 최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