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학살 반성 나선 日…배현진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 아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 참석
정진석, 배현진, 윤호중 등 한일의원연명 여야 의원도 자리
배현진 "역사의 실타래, 정성스럽게 정돈하자"
역사를 바로 보자는 일본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명히 존재한다.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는 아니라고 믿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1일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기를 맞아 일본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이날 열린 추모식에는 여야 의원들을 비롯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인들도 함께 했다. 한·일 정치인들이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행사에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간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회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간사장으로 자리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를 비롯해 후쿠시마 미즈호 사회민주당 대표 등 10여 명의 일본 정계 인사가 자리를 지키며 조선인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이날 행사에 조화를 보냈다.하토야마 전 총리는 행사 이후 기자들에게 “일본 정부의 정보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한국·조선인 학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잘못에 대해서는 정확히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배 의원은 "추모식이 거행된 것만 70년 넘었지만 하토야마 총리 등 알만한 일본의 주요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며 "새로이 펼쳐가는 한일 관계가 오랜동안 풀지 못해 온 역사의 실타래를 하나씩 정성스럽게 정돈해 나가자"고 했다.

재일조선인들의 역사 문제를 환기하고 있는 일본의 시민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배 의원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등 식민시기 재일조선인들의 역사 문제를 알리고자 기꺼이 사재를 털어 '도쿄 고려 박물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우리 국민들께 위로와 새 희망이 되는 한일 관계를 다져갈 수 있도록 저도 더욱 담대하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관동대지진은 1923년 9월1일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등 간토 지역을 강타한 규모 7.9의 대규모 지진이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일본에서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며 조선인이 학살됐다.

일본 민간인과 군·경은 당시 조선인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어려운 발음을 따라 해보라며 일본인과 다르면 죽였다. 약 6000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일본 경찰·재향군인·민간인들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