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의 '승격 1년 차' 광주FC가 8년 만에 선두 울산 현대를 무너뜨리고 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렸다. 시즌 12승째를 쌓은 광주는 구단 사상 1부리그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광주는 3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산을 2-0으로 완파했다.
지난 7월 2일 울산과 홈 경기에서 0-1로 석패한 후 광주는 이후 두 달가량 '무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이 기간 4승 5무로 승점 17을 쓸어 담은 광주(12승 9무 8패·승점 45)는 승격팀 꼬리표가 무색하게 시즌 중후반인데도 상위권을 지켰다.
뒤이어 열리는 경기에서 전북 현대(승점 42)가 7골 이상 몰아치며 승리하지 않으면 이번 라운드에서는 광주가 3위를 확정한다.
게다가 광주는 8년 만에 울산을 상대로 '반가운 승리'를 거뒀다. 광주가 마지막으로 울산을 꺾은 건 2015년 7월 11일 원정 경기(1-0)다.
올 시즌에도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다.
무엇보다 K리그 클래식 시절인 2016년(11승) 이후 프로축구 1부리그에서 최다승을 챙기며 구단의 새 역사를 쓰는 등 겹경사를 누렸다. 반면 최근 5경기에서 1승에 그친 울산(19승 4무 7패·승점 61)은 이날도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3)와 승점 차를 두 자릿수로 벌리지 못했다.
광주는 하승운이 보여준 '집념' 덕에 선제 득점을 올렸다.
전반 17분 하승운이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끈질긴 몸싸움 끝에 상대 미드필더 이동경·이규성과 경합을 이겨내면서 혼전을 만들어냈다.
이에 이동경, 이규성, 정승현 사이 실수가 나오면서 공이 우연히 후방으로 흘렀고, 이건희가 이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문전으로 쇄도했다.
각을 좁히려 전진한 골키퍼 조현우마저 제친 이건희가 왼발로 툭 밀어 넣은 공이 울산의 골문으로 흘러 들어갔다.
최후방 수비수 김영권이 몸을 날려 걷어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경을 빼고 돌파에 능한 엄원상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후반에도 골망을 흔든 쪽은 광주였다.
후반 시작 9분 만에 베카가 벼락같은 오른발 강슛으로 조현우가 지키는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페널티아크에서 이희균의 중거리 슛이 수비에 맞고 튕기자 베카가 제자리에서 도약하더니 그림 같은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이는 지난 6월 광주에 합류한 조지아 출신 공격수 베카가 K리그에서 처음 신고한 득점이다.
다급해진 홍 감독은 2분 후 주민규와 이청용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래도 전황에 변화가 없자 후반 22분 김민혁 대신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보야니치, 26분에는 설영우를 빼고 김태환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순민, 안영규, 아론 등이 집중력을 발휘한 광주의 수비를 끝내 넘지 못한 울산은 홈에서 0-2 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