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는 아무래도…" 흉악범죄 불안에 비대면 중고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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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자가 집주소 집요하게 물어 겁 나" 직장인 송모(29)씨는 최근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판매하려다가 단념했다. 물건을 사겠다는 이는 송씨가 집 현관에 물건을 걸어놓으면 자신이 와서 가져가는 방식의 이른바 '문고리 거래'를 하자고 요구했다.
송씨는 4일 "연이은 흉악범죄로 집 주소를 노출하는 게 꺼려져 문고리 거래가 어렵다고 했는데도 구매자가 '그럼 우편함은 없냐'라고 계속 물어와 결국 거래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택배로 물건을 보내는 등 비대면 방식의 거래가 늘고 있다. 판매자와 함께 상품의 품질이나 정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거래를 선호하는 것이 중고 거래 특성이지만 잇단 흉악범죄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자 이런 대면 거래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중고거래 앱 중 하나인 '번개장터'의 택배 서비스 누적 이용 건수는 2021년 7월 약 300만 건에서 지난 7월 기준으로 약 1천200만건으로 4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번개장터 이용자들이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도 49%에서 72%로 증가했다. 택배를 통한 중고 거래는 물건을 받을 장소로 직접 가지 않아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사회적 불안도가 높아진 것도 주요 이유라는 분석이다.
직장인 강모(29)씨는 지난 4월 한 중고 거래 앱을 통해 고가의 구두를 판매하려고 했으나 집요하게 직거래하자는 상대방의 요구에 겁이 나 아예 판매 게시물을 삭제했다.
강씨는 "그 이후로는 판매하려는 물건이 커서 어쩔 수 없을 때만 무조건 집에서 가족이 있을 때 직거래한다"며 "부피가 작은 물건이라면 상대방이 거리가 가까워도 편의점 택배로 보낸다"고 말했다. 직장인 오모(25)씨도 "예전에는 무료로 안 쓰는 물건을 이웃에게 나누면서 집 앞으로 와 받아 가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주소를 노출하기가 불안해 아예 나눔 자체를 그만뒀다"고 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중고 거래로 옷들을 처분한다는 조모(30)씨도 같은 생각이다.
조씨는 "입던 옷이나 사용하지 않은 속옷 등을 팔 때 상대방이 직거래를 요구하면 남동생을 보낸다"며 "구매자가 집 앞으로 와준다고 하면 일부러 집에서 멀고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서 거래한다"고 말했다.
실제 대면으로 중고 거래에 나섰다가 범죄에 휘말린 사례는 적지 않다.
2021년 9월 천안에서 시가 1천만원 상당의 금팔찌를 구매하겠다며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접근한 50대 남성이 판매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금팔찌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돼 작년 1월 1심에서 징역 28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10월에는 광주에서 중고거래 후 판매자의 뒤를 밟아 집 주소를 알아낸 뒤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려는 목적으로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남성이 붙잡혔다. 법원은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 남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송씨는 4일 "연이은 흉악범죄로 집 주소를 노출하는 게 꺼려져 문고리 거래가 어렵다고 했는데도 구매자가 '그럼 우편함은 없냐'라고 계속 물어와 결국 거래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택배로 물건을 보내는 등 비대면 방식의 거래가 늘고 있다. 판매자와 함께 상품의 품질이나 정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거래를 선호하는 것이 중고 거래 특성이지만 잇단 흉악범죄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자 이런 대면 거래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중고거래 앱 중 하나인 '번개장터'의 택배 서비스 누적 이용 건수는 2021년 7월 약 300만 건에서 지난 7월 기준으로 약 1천200만건으로 4배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번개장터 이용자들이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도 49%에서 72%로 증가했다. 택배를 통한 중고 거래는 물건을 받을 장소로 직접 가지 않아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사회적 불안도가 높아진 것도 주요 이유라는 분석이다.
직장인 강모(29)씨는 지난 4월 한 중고 거래 앱을 통해 고가의 구두를 판매하려고 했으나 집요하게 직거래하자는 상대방의 요구에 겁이 나 아예 판매 게시물을 삭제했다.
강씨는 "그 이후로는 판매하려는 물건이 커서 어쩔 수 없을 때만 무조건 집에서 가족이 있을 때 직거래한다"며 "부피가 작은 물건이라면 상대방이 거리가 가까워도 편의점 택배로 보낸다"고 말했다. 직장인 오모(25)씨도 "예전에는 무료로 안 쓰는 물건을 이웃에게 나누면서 집 앞으로 와 받아 가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주소를 노출하기가 불안해 아예 나눔 자체를 그만뒀다"고 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중고 거래로 옷들을 처분한다는 조모(30)씨도 같은 생각이다.
조씨는 "입던 옷이나 사용하지 않은 속옷 등을 팔 때 상대방이 직거래를 요구하면 남동생을 보낸다"며 "구매자가 집 앞으로 와준다고 하면 일부러 집에서 멀고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서 거래한다"고 말했다.
실제 대면으로 중고 거래에 나섰다가 범죄에 휘말린 사례는 적지 않다.
2021년 9월 천안에서 시가 1천만원 상당의 금팔찌를 구매하겠다며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접근한 50대 남성이 판매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금팔찌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돼 작년 1월 1심에서 징역 28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10월에는 광주에서 중고거래 후 판매자의 뒤를 밟아 집 주소를 알아낸 뒤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려는 목적으로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남성이 붙잡혔다. 법원은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 남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