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목초 학부모 입 열었다…"고인, 학생 지도 과정서 큰 고통"
입력
수정
폭력 성향 학생 지도로 힘들어해4일 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양천구 신목초 교사 학급의 학부모가 직접 입을 열었다. 고인이 생전 학생 지도와 학부모 민원에 큰 고통을 받았다는 제보다.
서울교사노조 "고인 순직 처리 촉구"
서울교사노동조합은 해당 교사가 담임으로 있던 학급의 학부모가 고인에 관한 제보를 해왔다고 4일 밝혔다.노조에 따르면 해당 학급에는 폭력적인 성향의 문제 학생 A가 있었다. A는 교실에서 의자를 들고 친구를 위협한 적이 있다. 고인은 학생 A가 폭력적 행동을 할 때마다 복도로 데리고 나가 진정시키거나 지도했다. 제보자는 “(자녀가) 선생님이 복도에 그 아이를 데리고 나갈 때마다 참 힘들어 보였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A와 관련한 학교폭력 사안도 있었다. 다른 학생 C가 학생 D와 E에게 싸움을 하자고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이 때 옆에 있던 학생 A가 학생 C를 폭행했다. 관련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안도 있었다. 남학생 F와 여학생 G간의 다툼이 커져 학급 전체 남학생과 여학생 간의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교과 수업 시간 중 여학생 H의 주도로 여학생들이 우르르 운동장으로 나간 적도 있었다.고인은 올해 5월경부터 병가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해당 학급은 시간 강사와 기간제 교사가 지도해왔다.
해당 학부모는 “자녀가 처음 고인을 만나고 와서 ‘6학년 통틀어 가장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 같다’고 말했었다”며 “(비보를 듣자) 자녀가 ‘선생님께서 나를 칭찬해 주셨던 말씀, 말투, 몸짓 다 기억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의 사인은 명백히 공무”라며 “전국의 교사들은 교실에서 홀로 많은 것을 감당해야 했던 고인의 고충을 눈으로 직접 본 듯 공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인을 깊이 애도하며, 교육당국에게 고인에 대한 순직 처리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