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대항하려다…"광고 매출 하락세" 유튜브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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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딜레마…"핵심 수입원 놓쳤다"
유튜브가 딜레마에 처했다. 전 세계에 숏폼 열풍을 불러온 틱톡에 대항해 숏폼 콘텐츠를 강화하다 시청자들이 핵심 사업인 기존의 긴 동영상을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튜브 고위 임직원들이 유튜브 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은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유튜브는 틱톡에 대항하기 위해 2021년 쇼츠를 출시해 2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았다. 그러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젊은 세대들이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지면서 유튜브의 기존 콘텐츠인 긴 동영상에서 눈을 돌리고 있다. 숏폼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 긴 동영상은 시간과 집중이 훨씬 더 필요한 일이 된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와 앤더스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영국에서 2019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사람들이 한 달 동안 유튜브를 시청하는 데 보낸 시간은 55세 이상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감소폭은 더 컸다. 반면 틱톡 사용시간은 전 연령층에서 늘었다. 나이가 어릴수록 증가폭이 컸다.
앤더스 애널리틱스의 기술 부문 책임자 조셉 티스데일은 “(틱톡에 대항하기 위해) 유튜브가 광고 수익을 희생하면서까지 쇼츠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며 “방어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문제는 긴 동영상이 광고의 주 수입원이라는 점이다. 숏폼은 길이가 짧은 특성상 광고가 여러 번 들어가기도 어렵고 클릭률도 높지 않아, 광고 단가가 높게 책정되기 어렵다다. 그러나 최근에는 브랜드들도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면서 유튜브 내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FT는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보다 브랜드로부터 얻는 광고 수익이 더 크다는 점도 기존 동영상의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튜브는 자체 수익 배분 모델을 만들어 숏폼 크리에이터에게는 수익의 45%, 긴 동영상 크리에이터에게는 55%를 배분한다.
그러나 실제 크리에이터의 수입은 동영상으로 제품을 광고하고 싶은 브랜드로부터 발생한다. 브랜드들이 숏폼 콘텐츠를 원할 뿐더러, 숏폼 콘텐츠는 한 번 찍으면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다 보니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선호하게 된다는 분석이다.지난해 유튜브는 3분기 광고 매출이 70억7000만달러(약 9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유튜브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기 시작한 후 처음이다.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유튜브 광고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튜브는 “쇼츠가 오디오 및 스트리밍 등 크리에이터들이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다른 콘텐츠들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지 경쟁 관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