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국민소득…1년 만에 최대 폭 감소 [종합]

사진=연합뉴스
지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0.7% 쪼그라들었다. 1분기 1.9% 증가했다가 작년 2분기 이후 1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로 전환됐다. 국내총생산은 0.6% 증가해 0%대 저성장이 이어졌다.

쪼그라든 국민소득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질 GNI는 473조6000억원을 기록해 1분기(476조9000억원)에 비해 3조3000억원(0.7%) 감소했다. 실질GNI는 국내총소득에서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한 것이다.실질 GDI는 462조원에서 463조2000억원으로 0.3% 증가했지만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4조9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벌어들인 돈에서 국내에서 외국인에게 지급한 돈을 뺀 것이다.

한은은 기업들이 1분기 해외 자회사 배당금을 국내로 대거 들여오면서 발생한 역기저효과 때문에 2분기에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조원이 넘는 2분기 규모도 총량 기준으로는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 규모가 32조2000억원에서 34조원으로 확대된 것도 실질 GNI 감소에 영향을 줬다.

실질 GNI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3분기 -0.4% 이후 처음이다. 감소 폭은 작년 2분기 -0.9% 이후 1년만에 가장 컸다. 물가영향을 뺀 명목GNI는 56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566조6000억원에서 0.2% 감소했다. 총저축률은 33.5%로 전기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국내총투자율도 0.1%포인트 오른 32.2%를 기록했다. 국외투자율은 1.2%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저성장 이어간 GDP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말 발표한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1분기 0.3%에서 성장폭을 키웠지만 소비와 수출입이 일제히 감소했다.
자료=한국은행 경제금융 스냅샷
최종소비지출은 0.7% 줄었다. 민간소비가 준내구재(의류 및 신발 등)와 서비스(음식숙박 등)를 중심으로 0.1% 감소했다. 속보치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소비는 0.2% 줄었지만 비거주자의 국내소비지출이 24.4% 증가하면서 최종소비지출 감소폭이 약간 줄었다.정부소비는 사회보장현물수혜가 줄면서 -2.1%를 기록했다. 이는 속보치(-1.9%)보다 커진 것이다. 정부의 재정여력이 예상보다 더 떨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는 건설투자가 0.8% 감소했지만 설비투자는 0.5% 증가했다. 운송장비 투자가 줄었으나 기계류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지식생산물 투자도 0.7% 증가했다. 재고는 0.3% 감소했고, 수출입은 각각 0.9%, 3.7% 줄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줄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4%포인트를 기록했다. 소비(-0.5%포인트) 등 내수(-0.8%포인트)에서 까먹은 성장률을 순수출이 회복한 것이다.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GDP 전망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자료로 미뤄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에서 소비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수출 부진도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국내 펜트업 소비(코로나19로 미뤄진 소비) 약화, 더딘 중국 경제 회복세,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 등의 하방 요인과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 경기 연착륙 등의 상반 요인이 모두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