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중국 좋은 일만 해"…BMW 최고경영자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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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제조사 BMW의 최고경영자(CEO)가 유럽연합(EU) 당국의 내연기관차 퇴출 계획에 또 다시 일침을 가했다. 유럽의 저가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 경쟁사들과의 가격 경쟁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다.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는 4일(현지시간)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유럽 시장 잠식은 매우 임박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독일 뮌헨에서 5일부터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 행사를 앞두고 진행한 연설을 통해서다. 집세는 "내연기관차를 퇴출시키려는 EU의 계획은 유럽의 저가 자동차 업계를 중국과의 가격 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 전쟁에서 유럽 기업들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의 전기자동차 제조사 비야디(BYD)의 급성장 사례를 거론하며 "기본 자동차(내연기관차) 시장 부문은 아예 사라지거나 유럽 제조사가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당국은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를 단계적으로 금지해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과도하고 성급한 전기차 전환 드라이브로 인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중국산 전기차들에 관련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게 집세의 관점이다.
다만 그는 "BMW에 대해 걱정하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BMW 등 유럽의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중국산 저가 자동차와의 경쟁 구도에서 분리돼 있다는 점에서다. 집세는 "(전기차 시장은) 30만위안(약 5400만원) 이하에서는 가격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대부분 신규 업체들은 이 가격대로 전기 시장에 진입한다"며 "BMW의 브랜드 대부분은 이보다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타격을 입은 유럽 자동차 기업 중 하나는 폭스바겐그룹"이라며 "폭스바겐그룹은 중국 시장 판매량에서 올해 처음으로 비야디에 밀렸다"고 설명했다. 집세는 과거에도 "전기차 충전소 등 제반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내연기관차를 내던지라는 당국의 결정은 편협한 발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