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전 사라지는 신데렐라"…밤에는 썰렁한 이재명 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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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 투쟁하다 들어가는 이재명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2시간만 야외 천막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서 이 대표를 서양 동화 주인공 신데렐라에 빗대는 비판이 나왔다.
김웅 "대표님은 신데렐라, 12시 전 사라져"
민주당서도 비판…"명분도 실리도 없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대표님은 신데렐라, 12시가 되기 전에 사라진다"며 "대표님은 일곱 빛깔 무지개, 해가 지면 사라진다"고 비꼬았다. "이 시간 국회"라면서 한밤중 텅빈 천막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같은 날 민주당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명분도 실리도 별로 없다. 이제는 단식을 멈춰 달라"며 "공감을 얻기도 어렵다. 여론은 매우 냉소적이다. 국민께서 매우 힘들어하시고 걱정이 많다. 민주당 의원으로서 매우 마음이 불편하며 난감하고 착잡하다"고 썼다.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의 폭주와 독단을 제어하는 데 단식이 별로 유효·적절하지도 않은 것 같다"며 "민심을 얻고 스마트하게 유능한 방법으로 해야 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정치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지난달 31일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한 이 대표는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시간을 보낸다. 나머지 12시간은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 경호 등 안전 문제에 따른 방침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민주당 관계자는 "단식 기간 출퇴근하는 방식이 아니라 계속 국회에 있지만, 경호 문제로 밤에는 국회 내 실내로 이동한다"며 "안전 문제를 고려했다"고 했다. '출퇴근 단식'이라는 비판이 나온 대목이다.
이 대표가 들고 마시는 텀블러도 속이 보이지 않는 탓에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여권을 비롯한 친여 성향 네티즌들은 이 대표가 영양 보충을 돕는 음료를 마신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보온병에는 따뜻한 물이 들어있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물과 함께 소금도 먹으며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하고 있다.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당뇨병은 제대로 단식하면 2∼3일도 못 버틴다는데, 규탄대회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의) 목소리가 우렁차다"며 "정신력이 대단한 것인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텀블러와 티스푼의 힘인지 모를 일"이라고 했다.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가짜뉴스 선동 집회' 집회를 마친 이 대표는 다시 국회로 돌아와 단식 농성장에 자리를 잡았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그토록 조롱하던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출퇴근 단식'"이라며 "이쯤에서 출퇴근·웰빙 단식은 그만두길 바란다"고 했다.
김예령 대변인도 논평에서 "경호상의 핑계로 출퇴근 단식을 한다니, 국회 본관 내 모처에서 취침한다는 이 대표에게 초밥이 배달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며 "국민들은 민생을 외면하고 온갖 술수를 부리며 딴짓하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