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독무대였는데"…현대차, 인니서 '전기차 1위' 쾌거

현지생산 '아이오닉5' 앞세워 전기차 점유율 56%
중국 우링車·일본 도요타 제치고 1위 올라
"현지 배터리공장 완공되면 시장 공략 박차"
지난 8월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의 현대차 부스에 다양한 현지 판매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아울러 스타게이저, 크레타 등 현지 전략 차종도 인기를 끌면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 구도를 깨고 있다는 평가다.현대차는 올 1~7월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해 점유율 56.5%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2위 중국 우링자동차(28%), 3위는 일본 도요타(5%) 순이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지는 중국 우링자동차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아이오닉5 판매 개시에 힘입어 1위로 올라섰다.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수입 전기차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5 차량에 직접 기념 서명을 남기고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앞줄 왼쪽 1번째)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2번째) 등의 박수를 받으며 전기차 '아이오닉 5'에 기념 서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판매 시장뿐 아니라 원료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국가다. 전기차 핵심 소재인 니켈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해 전동화 전환을 위한 핵심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현지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이 내년 가동되면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현대차는 최근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에서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6를 선보였다. 또 최근 현지 최대 유통업체 '리뽀몰 인도네시아(Lippo Malls Indonesia)'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사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위치한 리뽀몰의 대형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이 시작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은 업계 판매 순위를 2021년 13위에서 2022년 8위, 올해 6위까지 빠르게 끌어올렸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지난달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확인됐다. 이 모터쇼에서는 신차 소개뿐만 아니라 실제 구매 계약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는 해당 모터쇼에서 3727대의 현장 계약을 체결했다. 도요타(5796대)에 이은 2위다. 특히 인도네시아 전략형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가 1600대 계약됐으며 아이오닉5(776대), 크레타(768대)도 판매 계약이 성사됐다.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판매 시장뿐 아니라 수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7월 3만114대의 자동차를 아세안과 중동 등 인근 해외 시장에 수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난 수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