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니 콩쿠르 우승 아르세니 문 "반쪽은 한국인, 유대감 느껴"

고려인 아버지 둔 한국계 혼혈…"한국어 배우기 시작, 한국서 연주하고파"
"제 반쪽은 한국인이에요. 아직 한국을 방문한 적은 없지만 한국과 유대감을 느끼는 만큼 가능한 한 빨리 한국을 찾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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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차노서 폐막한 '2023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아르세니 문(24)은 고려인 아버지를 둔 한국계 청년이다.

그는 5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할머니가 오래전 한국에서 소련으로 이주하신 뒤 소련에서 아버지를 낳으셨다"며 "내 뿌리인 한국과 이어진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친척들도 한국에서 살고 있고 올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가능한 한 빨리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 홈페이지에 따르면 아르세니 문은 이 대회에서 1등상인 부소니상과 상금 3만 유로(한화 약 4천300만원)을 받았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자에 선정되어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상도 함께 받았다. 그는 "부소니 콩쿠르 우승과 미켈란젤리 상이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연주하는 것이 큰 꿈이었는데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한국에서 연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페루초 부소니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창설됐다.

2001년부터 격년제로 시행되고 있으며 한국인 우승자로는 2015년 문지영과 2021년 박재홍이 있다. 이번 대회에는 31명이 결선에 진출했고 그 가운데 3명이 최종 결선에서 우승자를 가렸다.

아르세니 문은 현재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세르게이 바바얀을 사사하고 있으며 2017년 루빈스타인 콩쿠르 1등상 등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