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더 오른다"…정유주 '들썩' 항공주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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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고공행진에 희비국제 유가가 지난해 11월 후 최고치까지 오르자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정유 업종은 최근 정제마진 급등에 힘입어 반등에 나서고 있다. 반면 석유 제품 수입 비중이 큰 항공·전력 업종은 하반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 주가 두 달간 19%↑
SK이노·GS, 실적 전망치 상향
정제마진 한달 만에 두 배 껑충
대한항공 달러강세 겹쳐 '부진'
한국전력도 연료비 부담에 '뚝'
원유 곱버스 베팅한 개미 울상
정제마진 한 달 새 두 배 급등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두 달간 19.04% 급등했다. 이날 종가는 7만6900원이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과 GS의 주가도 각각 6.87%, 7.60% 상승했다.최근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유주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 선물 가격은 40센트 상승한 배럴당 85.9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6일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TI 가격은 최근 석 달간 22% 급등했다.
최근 유가 상승세에는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이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는 올 7월부터 원유 생산을 하루 100만 배럴 줄였다. 러시아도 원유 생산량을 하루 30만 배럴 줄이기로 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이 연말까지 연장된다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에 힘입어 정유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개선됐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2.7달러로 집계됐다. 7월 6.6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약 두 배로 뛰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463억원으로 한 달 전 3684억원보다 21.1% 높아졌다. SK이노베이션과 GS의 컨센서스도 각각 9.7%, 3.9% 상향됐다.
유가 상승은 통상 조선·기계주에도 호재로 작용한다. 고유가를 기반으로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건설·플랜트 사업의 발주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정유·기계·조선 업종의 주가는 유가와 같은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유가 상승 국면에서 이들 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유 인버스 투자한 개미 ‘울상’
석유제품 소비가 많은 항공·전력주는 비상이 걸렸다. 항공주는 항공유가 전체 영업비용의 30%를 차지한다. 유가 급등에 달러 강세까지 겹쳐 부담이 더 커졌다. 최근 두 달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각각 11.08%, 9.49% 빠졌다. 연료비 부담이 커진 한국전력도 같은 기간 11.8% 하락했다.국제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금융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원유 선물 가격을 반대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는 최근 2개월간 18.91% 하락했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등 ‘곱버스’(두 배 수익을 추종) 상품은 손실률이 35%에 달했다.
이지효/전효성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