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락하면 돈 버는 ETF라니…"공매도 조장하는 꼴" 반발

운용업계, 업종별 인버스 ETF 잇따라 출시
KB자산운용 이차전지 이어…NH아문디운용 "반도체 인버스 ETF 준비 중"

"사이클 불황기 대비…헤지 목적"
투자자들 "공매도 조장하는 꼴" 반발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업종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속속 시장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 증시를 이끌어가는 주요 섹터인 반도체 섹터에서 출시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 인버스 ETF는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부추겨 주가를 떨어트릴 수 있다며 큰 반감을 보이고 있다.

6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반도체 섹터의 인버스 ETF 출시를 위해 준비 중이다. 인버스 ETF에 대한 필요성을 내부적으로 공감하고 현재 반도체 섹터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버스 ETF란 기초지수 하락 시 일간 수익률의 음의 방향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쉽게 말해 지수가 하락해야 돈을 버는 상품이다.NH아문디자산운용은 반도체 종목들의 성장과 하락에 모두 투자하는 ETF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인버스(-1배)나 레버리지(2배)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선 반드시 1배 정방향 상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버스 상품 섹터로 반도체는 사실상 확정했으나 상품 구조 등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중소형주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지만 어떤 종목들로 채울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TF 중에서도 섹터 ETF들은 매수 위주(롱 온리)가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섹터의 급락이 펼쳐질 경우 시장에서 당해낼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리스크를 방어할 수단이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다.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를 부추겨 주가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앞서 이차전지 산업의 하락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한다고 밝힌 KB자산운용이 이러한 예다. KB자산운용은 에코프로와 POSCO홀딩스 등 이차전지 상위 10개 종목이 담기는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iSelect(합성)' 상품을 이달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운용사가 속한 금융그룹에 대한 불매를 언급할 정도로 반발했다.

NH아문디운용 측도 이러한 점을 의식해 '인버스 상품을 출시한다고 해서 산업 성장성을 비관적으로 보는게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어서 수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번갈아 겪는다. 때문에 반도체 시장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불황기에도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취지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주요 증권사 A 리서치센터장은 "이차전지든 반도체든 인버스 ETF의 출현은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반겨야 상품이다"라며 "개인들도 섹터의 주가가 빠질 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면서 급락을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