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보다 안팔린다니"…GM·KG·르노 '가성비車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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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중견 3사, 지난달 내수 시장 고전한국GM(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가 내수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국내 공장이 없는 수입차 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BMW에도 판매량이 밀리는 형국이다. 이들 국내 완성차 중견 3사는 내수 부진 극복을 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한층 강조하고 있다.
국내 공장 없는 벤츠·BMW 수입차에도 밀려
주력 모델 가성비 전략 강화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의 지난 8월 내수 판매량은 1만대에 못 미쳤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8.2% 감소한 3297대였고 르노코리아는 62% 급감한 1502대, KG모빌리티도 43.6%나 줄어든 3903대로 3사 합계 총 8684대에 그쳤다.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 판매가 같은 기간 12.9%, 2.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이 도드라진다. 게다가 수입차 브랜드인 벤츠와 BMW에도 뒤졌다. 지난달 벤츠·BMW의 국내 판매량은 총 1만2892대였다.
이들 완성차 중견 3사의 내수 부진은 '전략 모델'에 판매량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탓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에는 이들의 내수 부진도 전략 모델이 부재했거나 전략 모델 이외에 이렇다 주력 차종이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내수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략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량 감소와 신형 트레일블레이저의 저조한 판매량이 걸림돌이 됐다.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한국GM의 내수 판매량의 약 65%를 차지하는 볼륨 모델이다. 지난 4월부터 본격 판매해 내수 판매량 상승에 힘을 보태왔다. 그러나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량이 전월 대비 24.2% 하락한 2129대를 기록하며 실적이 동반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 7월 출시된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 또한 신차 효과를 거두지 못한 모양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8월 판매량은 674대로 전년 동월 대비 29.6% 줄었다.
KG모빌리티도 주력 모델인 토레스의 부진이 내수 판매량 하락에 영향을 줬다. 올해 3월 월간 신차 등록 대수 6000대를 넘어서기도 했던 토레스는 신차 효과가 줄어들면서 4월부터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달엔 전년 동월 대비 56.2% 줄어든 1592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르노코리아의 경우 기존 볼륨 모델인 QM6, XM3의 모델 노후화가 내수 판매량 급감의 주요 원인이 됐다.중견 3사는 내수 판매를 살리기 위해 가성비 전략을 강화하거나 특별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GM은 동급 대비 가성비 차량으로 꼽히는 신형 모델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 증가를 위해 특별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이달 신형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하면 5% 이율로 최대 36개월, 5.5% 이율로 최대 72개월까지 할부 구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KG모빌리티는 주력 판매 모델인 토레스를 다시 내세운다. 이번에는 전기차 모델이다. 기존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인 토레스 EVX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택, 보조금 적용시 3000만원부터 시작하는 경쟁력 갖춘 가성비 전략으로 내수 판매량 확보에 나선다.르노코리아는 기존 모델의 대대적 할인에 돌입했다. 신차가 없는 대신 기존 노후화된 모델의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올리는 전략이다. QM6 LPG 모델 LE 트림은 기존보다 91만원 낮춘 2840만원, RE 트림은 195만원 낮춘 3170만원으로 책정됐다. QM6 퀘스트 밴 모델은 185만원 저렴한 2495만원에 판매될 계획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