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세제도 종이팩에…리필리, 프리A 투자 유치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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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안전성 높여 경쟁력 확보ESG(환경·사회·지배구조) 트렌드에 맞춰 ‘그린 패키징’을 내놓은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의 관심을 받았다.
100兆 그린패키징 시장 조준
6일 VC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종이팩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리필리는 프리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라운드가 마무리되면 참여하는 투자사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롯데벤처스 등이 이 회사에 8억원을 투자했다.202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우유를 담는 데 한정됐던 종이팩의 활용도를 다른 생활용품으로 확장했다. 음료뿐 아니라 샴푸, 세제, 화장품 등을 담을 수 있다. 종이팩은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고 플라스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기존 종이팩은 소재가 예민해 내구성에 한계가 있었다. 특정 화학물질이 닿으면 새거나 터지기 일쑤였다. 다른 회사들이 이 시장에 쉽게 뛰어들지 못한 이유다. 게다가 국내에는 종이팩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회사가 없다.
리필리는 보관성을 높인 종이팩을 만들었다. 종이팩 재질별로 어떤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지 온도, 습도, 압력 등의 요소를 실험해 데이터화했다. 또 초음파를 이용해 종이팩을 접합하는 기계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종이팩의 성능을 높이고 생산 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했다. 자체 공장을 기반으로 고객사에 종이팩을 납품하는 형태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모델을 구축했다.투자에 참여한 조유진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팀장은 “100조원이 넘는 글로벌 그린 패키징 시장에 뛰어들 잠재력이 있는 회사”라며 “종이팩은 식음료를 넘어 다양한 용품에 적용될 수 있어 확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 창업자인 김재원 대표(사진)는 미국 워싱턴주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에서 일찌감치 ESG 트렌드를 접했다. 플라스틱이 난무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분야 창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2035년까지 세계 플라스틱 용기 제품의 절반을 종이팩으로 바꾸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