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훈 대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3년 내 전구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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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앞둔 김병훈 대표▶마켓인사이트 9월 6일 오후 2시 42분“고품질 국산 전구체로 3년 내 글로벌 1위에 오르겠습니다.”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경북 포항에 전구체 생산 공장인 CPM 3, 4공장을 착공해 생산능력을 현재의 세 배 이상인 17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25년부터 신설 공장에서도 2차전지용 하이니켈 전구체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3·4공장 착공 들어가
2025년 생산능력 3배로 확대
5000억대 자금 상장으로 조달
"美 IRA, 국산 전구체엔 큰 기회"
전구체는 2차전지의 양극재가 되기 전 단계 물질로, 양극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전구체의 95%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등에서 모두 중국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구체를 국산화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는다면 2차전지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니켈 함유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해 양산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순도가 낮은 원자재에서 고순도 니켈을 뽑아내는 RMP 공정(황산화 공정)을 개발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예전엔 니켈 브리켓과 같은 고순도 원재료를 비싸게 매입해 가공했지만 지금은 저순도 MHP(니켈 혼합물)를 인도네시아에서 20~30% 저렴하게 대량 매입한 후 직접 정련해 가공비를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MHP를 100% 사용해 자체 정련 공정을 거치면 중국산 전구체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포항의 전구체 생산 공장인 CPM 1, 2공장에서 총 5만t의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하이니켈 전구체 시장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시장 점유율은 16.5%로 글로벌 2위다. 생산한 전구체는 90% 이상을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에 공급한다.
김 대표는 “삼성SDI에 전구체를 소량 납품하고 있지만 에코프로비엠이 사용할 물량도 모자란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수출과 외부 판매 비중을 전체 매출의 30~40%까지 늘려 수익 구조를 안정화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글로벌 양극재 제조사 3곳과 2025년 납품을 목표로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에코프로비엠도 중국 GEM의 전구체 사용 비중을 늘리는 등 공급처를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연내 포항에 CPM 3, 4공장을 착공해 내년 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설비가 완공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하이니켈 전구체 시장에서 글로벌 1위인 일본 스미토모메탈마이닝(점유율 34.7%)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다. 김 대표는 “공장 증설에는 7000억원에서 8000억원가량 투입될 것”이라며 “필요한 자금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기업가치는 3조원대, 공모 규모는 5000억~7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실적이 급성장하면서 기업가치가 급격히 불어났다. 지난해 매출은 6652억원, 영업이익은 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4%, 140% 증가했다.
김 대표는 “원자재 가격 변동으로 올해 실적은 작년만큼 좋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7월부터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수주 물량과 공급 대기 물량이 많아 장기적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은 국내 전구체 제조 기업에 엄청난 기회”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으로 양극활 물질의 정련과 전구체 제조부터 양극재, 리사이클까지 에코프로그룹 양극소재 생산의 전 주기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