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론' 부추기는 이재명…"국민 뜻 반하면 끌어내려야"

김어준 유튜브서 발언 논란
민주당 "당 차원 논의 아냐"

국힘 "대선 불복 행위" 비판

단식 7일째를 맞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 단식투쟁천막에서 소금을 먹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정말로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지 국민들이 감시하고, 잘못할 경우에는 지적하고 정말로 국민의 뜻에, 국리민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이 거론하기 시작한 윤 대통령 탄핵 주장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그게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방치하면 국민과 국가에 반하는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가의 위기, 민중의 위기는 왕과 관료들이 해결하지 않았다”며 “백성들이 나서서 스스로 싸워 지켰던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국민항쟁’을 선언하고 7일째 단식 투쟁 중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지지자들이 나서서 윤석열 정부를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이 국회 앞에서 주최하는 촛불문화제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구호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탄핵이 논의되는 것은 없다”며 “이 대표가 원론적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당내에서는 탄핵 주장이 부쩍 늘고 있다. 전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설훈 의원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직권남용이다. 특검과 국정조사가 필요하고 탄핵까지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도 “윤 대통령은 민주공화국 대통령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내가 탄핵을 가장 먼저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결정을 힘으로 뒤엎으려는 ‘대선 불복, 국민 명령 불복종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가짜 인터뷰’ 논란이 커지자 위기감을 느낀 이 대표와 민주당이 탄핵론을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5200만 모든 국민이 주권자로서 권력을 직접 행사하면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 대해서도 경질을 요구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헌법상 국민 주권 행사가 대의민주주의를 통해 이뤄지고 있음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한재영/맹진규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