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파키스탄, 육군총장까지 거액 외국투자 유치에 팔 걷어

사우디·UAE 방문 성과, 기업인들에 설명…"최대 133조원 유치"
파키스탄이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을 직접 방문,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군부가 막후 실세인 파키스탄에서 군 최고위급 인사가 공개적으로 이 같은 행보에 나선 것은 그만큼 경제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이란 분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에 따르면 무니르 참모총장은 지난 2일 남부 도시 카라치에서 현지 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소속 기업인 약 50명과 4시간가량 만나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성과 등을 설명했다.

무니르 총장은 이날 회동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파키스탄의 특별투자촉진위원회(SIFC)를 통해 250억달러(약 33조원)를 투자하겠다고 확답했다고 전했다.SIFC는 파키스탄 정부가 외국 투자를 유치해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6월 만든 기구로 모든 주정부 총리와 육군참모총장이 구성원으로 참가한다.

소식통들은 무니르 총장이 살만 왕세자에게 파키스탄 환율 문제 해결을 위해 100억달러는 별도로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무니르 총장은 또 UAE 방문에서는 파키스탄 외환보유액 확충을 위해 100억달러를 투자해줄 것을 요구해 승낙받았다고 전했다.그러면서 UAE 측으로부터 250억달러의 별도 조건부 투자도 약속받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카타르를 방문해서는 250억∼30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했고 다음으로 쿠웨이트도 방문할 것이라고 기업인들에게 말했다.
그는 사우디와 UAE, 카타르, 쿠웨이트 네 나라로부터 총 750억∼1천억달러(약 133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소식통들은 무니르 총장이 파키스탄에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자유롭게 일할 어떠한 허가도 (파키스탄인들에게) 하지 않고 최근 문제가 된 전기요금 인상도 IMF 프로그램의 일부였다면서 앞으로 IMF에 손을 벌리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한 기업인은 파키스탄이 심각한 설탕 및 밀 수급 위기에 직면하고 파키스탄 루피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치솟는 시기에 열린 이번 회동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니르 총장이 전한 투자 유치 약속이 실현될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