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 폐막…글로벌 탄소세 도입 촉구

"아프리카를 재생에너지 중심지로"…'나이로비 선언' 채택
처음으로 열린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가 세계 지도자들에게 글로벌 탄소세 도입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며 막을 내렸다. 참가국들은 또 아프리카 대륙을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생에너지 개발의 중심지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연합(AU) 각 회원국의 대표단은 6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나이로비 선언'을 채택했다.

참가국들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화석연료 무역, 해상과 항공 운송에 대한 탄소세를 포함한 글로벌 탄소세 제도 도입을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차원에서 도입하는 탄소세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에 대한 대규모 자금 조달을 보장하고 세금 인상 문제를 지정학적·국내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장일치로 채택된 이 선언에서 참가국들은 또 아프리카를 재생에너지 개발의 중심지로 양성하기 위한 지원을 호소했다.

참가국들은 "아프리카는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적 해결책의 중심이 되기 위한 잠재력과 야망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노동력의 본거지이자 미개발 재생에너지의 잠재력과 풍부한 천연자산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아프리카는 지난 10년간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전 세계 지출의 2%만을 유치했다"며 "2022년 56GW(기가와트)였던 재생에너지 생산 수준을 2030년까지 최소 300GW로 늘리기 위해서는 향후 7년간 최소 6천억 달러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최국 케냐의 윌리엄 루토 대통령도 "젊은 인구, 방대한 재생에너지 개발 잠재력과 천연자원을 갖춘 아프리카는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에서 아프리카 대륙에 대해 23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 약속이 이뤄졌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다만, 아랍에미리트(UAE)는 전날 회의에서 아프리카의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해 45억 달러(약 6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AU는 오는 11월 두바이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앞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목소리를 결집하자는 케냐 정부의 제안으로 이번 행사를 열었다.

인구 13억 명의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은 기후 위기에 원인을 제공한 바가 선진국에 비해 훨씬 적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AU는 55개 회원국이 참가하는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를 앞으로 2년마다 개최하기로 하는 한편 집행위원회에 이날 채택한 나이로비 선언의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12개국 정상을 비롯한 아프리카 55개국 대표단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