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100년 역사 바꾸는 GLP-1, 1형 당뇨 환자 인슐린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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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의 GLP-1 계열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위고비)를 투여한 초기 1형 당뇨 환자가 인슐린 없이 정상 당화혈색소 수치를 유지했다는 소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규모 임상에서 이런 현상이 그대로 재현되면 1921년 인슐린 발견 후 가장 큰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뉴욕주립 버팔로대 연구팀은 6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공개했다.이들은 2020~2022년 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뒤 3개월 안에 세마글루타이드 치료를 시작한 21~39세 환자 10명을 1년 간 추적관찰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진단 당시 10명 중 4명은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있었다. 다뇨증, 체중감량을 호소하는 환자도 포함됐다. 이들은 당시 평균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11.7%(정상범위 4~6%), 공복 C-펩타이드 수치가 0.65ng/ml(정상 1.1~4.4ng/ml)였다. 모든 환자는 표준 치료법에 따라 기저, 식사 인슐린을 투여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의료진은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점차 늘리는 방식으로 투여를 시작했다. 초기엔 매주 0.125mg 용량을 투여했다. 이후 식사 인슐린 용량을 줄였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량은 0.5mg까지 늘었는데 이 시점부터는 기저 인슐린 용량도 줄일 수 있었다.연구를 계속 이어갔더니 모든 환자가 세마글루타이드 치료 3개월 안에 식사 인슐린 투여를 끊을 수 있었다. 6개월 안에 기저 인슐린 투여까지 끊은 환자는 10명 중 7명이었다. 이들의 치료 상태는 연구를 진행한 12개월 추적 기간 동안 계속 유지됐다.
환자들의 평균 당화혈색소 수치는 치료 후 6개월 시점에 5.9%, 12개월 시점에 5.7%로 낮아졌다. 정상 범위다. 공복 C-펩타이드 수치는 평균 1.05ng/ml로 정상에 근접하게 높아졌다.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높이는 기간에 일부 환자에게서 약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났지만 용량에 적응하는 기간을 거친 뒤엔 이런 저혈당증이 보고되지 않았다.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도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의 대조군을 설정하기 위해 초기 1형 당뇨병 환자 인슐린 치료 결과를 보고한 4건의 연구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인슐린 치료 등을 받은 환자는 치료 후 6개월까지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아지다가 다시 반등하는 형태를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가 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의미지만 이는 참여 대상의 차이 등으로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단서를 달았다.뉴욕주립 버팔로대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연구를 설계하고 있다. 파레시 단도나 버팔로대 교수는 "장기간 대규모 추적연구에서도 입증되면 1921년 인슐린 발견 후 1형 당뇨병 치료에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앞서 노보노디스크의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GLP-1 계열 치료제가 1형 당뇨병에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단도나 교수는 "1형 당뇨병 환자도 상당수가 췌장 베타세포에 일부 인슐린 비축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진단 초기 이런 비축량은 용적의 50% 정도"라고 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베타 세포가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자극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런 원리를 활용하면 식사 인슐린 투여를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식사 인슐린 투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설계해 진행했지만 실제는 일부 환자가 기저 인슐린까지 끊을 수 있었던 데다 체중감량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미국 1형 당뇨병 환자의 50%가 과체중 혹은 비만이기 때문에 (체중감량 효과)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7일 09시 5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뉴욕주립 버팔로대 연구팀은 6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공개했다.이들은 2020~2022년 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뒤 3개월 안에 세마글루타이드 치료를 시작한 21~39세 환자 10명을 1년 간 추적관찰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진단 당시 10명 중 4명은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있었다. 다뇨증, 체중감량을 호소하는 환자도 포함됐다. 이들은 당시 평균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11.7%(정상범위 4~6%), 공복 C-펩타이드 수치가 0.65ng/ml(정상 1.1~4.4ng/ml)였다. 모든 환자는 표준 치료법에 따라 기저, 식사 인슐린을 투여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의료진은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점차 늘리는 방식으로 투여를 시작했다. 초기엔 매주 0.125mg 용량을 투여했다. 이후 식사 인슐린 용량을 줄였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량은 0.5mg까지 늘었는데 이 시점부터는 기저 인슐린 용량도 줄일 수 있었다.연구를 계속 이어갔더니 모든 환자가 세마글루타이드 치료 3개월 안에 식사 인슐린 투여를 끊을 수 있었다. 6개월 안에 기저 인슐린 투여까지 끊은 환자는 10명 중 7명이었다. 이들의 치료 상태는 연구를 진행한 12개월 추적 기간 동안 계속 유지됐다.
환자들의 평균 당화혈색소 수치는 치료 후 6개월 시점에 5.9%, 12개월 시점에 5.7%로 낮아졌다. 정상 범위다. 공복 C-펩타이드 수치는 평균 1.05ng/ml로 정상에 근접하게 높아졌다.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높이는 기간에 일부 환자에게서 약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났지만 용량에 적응하는 기간을 거친 뒤엔 이런 저혈당증이 보고되지 않았다.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도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의 대조군을 설정하기 위해 초기 1형 당뇨병 환자 인슐린 치료 결과를 보고한 4건의 연구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인슐린 치료 등을 받은 환자는 치료 후 6개월까지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아지다가 다시 반등하는 형태를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가 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의미지만 이는 참여 대상의 차이 등으로 나타난 현상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단서를 달았다.뉴욕주립 버팔로대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연구를 설계하고 있다. 파레시 단도나 버팔로대 교수는 "장기간 대규모 추적연구에서도 입증되면 1921년 인슐린 발견 후 1형 당뇨병 치료에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앞서 노보노디스크의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GLP-1 계열 치료제가 1형 당뇨병에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단도나 교수는 "1형 당뇨병 환자도 상당수가 췌장 베타세포에 일부 인슐린 비축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진단 초기 이런 비축량은 용적의 50% 정도"라고 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베타 세포가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자극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런 원리를 활용하면 식사 인슐린 투여를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식사 인슐린 투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설계해 진행했지만 실제는 일부 환자가 기저 인슐린까지 끊을 수 있었던 데다 체중감량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미국 1형 당뇨병 환자의 50%가 과체중 혹은 비만이기 때문에 (체중감량 효과)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7일 09시 5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