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동방경제포럼서 비우호국 기자 취재 불허

러시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가능성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동방경제포럼'(EEF)에서 비우호국 기자들의 취재를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7일 타스 통신에 비우호국 출신 기자들이 오는 10∼13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우호국에서 온 기자들은 올해 (취재가) 승인되지 않았다"며 앞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도 비우호국 출신 기자들이 승인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방 기자들은 지난 6월 중순 러시아 최대 경제 포럼 행사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도 취재 승인을 거부당했는데, 이는 행사가 개최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추후 개최하는 행사에 서방 매체들을 승인할지는 그들의 행동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서방 기자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지만, 러시아 언론도 해외에서 적절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며 앞으로 러시아에서 있을 행사에서 비우호국 기자들에 대한 대우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자국과 자국 기업, 러시아인 등에 비우호적 행동을 한 국가와 지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대러 제재를 가하는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회원국 등이 비우호국에 해당하며,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이번 동방경제포럼은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정상회담의 무대가 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 위원장이 이달 중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동방경제포럼 기간에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2일 동방경제포럼 본회의에 직접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