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中선전, 홍콩·마카오 주민 상업용시설 구매 허용

집값 하락·상업시설 공실 늘자 규제 완화

'부동산 불패'를 자랑하던 중국의 '기술 허브' 광둥성 선전이 부동산 규제를 완화, 홍콩과 마카오 주민의 상업용 부동산 구매를 허용했다.
8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선전시 주택공적금관리센터는 전날 "비주거용 상업용 사무실과 오피스텔 거래 시장을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앞서 선전시 당국자들은 지난 5일 부동산 업계 인사들에게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홍콩과 마카오 주민에 대한 구매 제한 규제가 폐지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다만 홍콩·마카오 주민에 대한 상업용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선전시는 2007년 홍콩·마카오 주민과 해외 화교들이 주거용 분양 주택을 한 채에 한해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이들의 상업용 부동산 구매는 불허해왔다.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자 당국이 2020년 하반기 대대적인 규제에 나서면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진 것과 달리 선전의 집값은 고공행진하며 '중국판 강남 불패'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선전의 집값도 하락해 정점이었던 2020년 대비 40% 이상 떨어졌다. 또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RE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선전의 최상급 상가 공실률은 4.8%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베이징 등 주요 도시 최상급 상가 공실률이 8∼9%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최대 전자상가 화창베이가 있는 '기술 허브'로, 비싼 임대료에도 노른자위 상업용 시설을 임차하기 쉽지 않았던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게다가 선전에서는 올해 하반기 70만㎡ 규모의 신규 상업용 부동산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세입자를 구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공실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마카오 주민에 대한 선전의 부동산 규제 완화는 상업용 부동산 판매를 촉진해 공실률을 낮추고, 지역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꾀하려는 조처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