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태도 사과하라"…한동훈 "욕설 의원이 누굴 가르쳐?"

安, 첫 질문부터 "총선에 출마하냐"...사과 요구
韓 "윤지오를 공익 제보자로 치켜세운 분 아니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로의 언행과 태도를 문제 삼으며 설전을 벌였다.

안 의원은 교육·사회·문화 분야를 주제로 열린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을 불러내 대뜸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정치는 하실 거죠?"라고 재차 물었고 한 장관은 "그런 문제를 대정부질문에서 물을 건 아니다. 의원님은 출마하시죠?"라고 되받았다. 안 의원이 "저는 하죠"라고 하자 한 장관은 "네,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라고 비꼬듯 받아쳤다. 안 의원은 이때부터 5분가량 한 장관의 태도를 물고 늘어졌다. 안 의원이 "그런 답변 태도가 문제다. 역대 한 장관처럼 국회의원들과 싸우는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의원님 평가이고, 제가 판단해서 잘 답변하겠다"고 응수했다. 한 장관은 "건설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교육·사회·문화 관련 질문은 없이 '태도 공방'만 이어졌다.

안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서 장관이 그동안 했던 무례한 발언과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또 일련의 불손한 태도에 대해 제가 정중히 사과드릴 기회를 주려고 한다"며 한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두렵지 않느냐. 본인이 그동안 한 발언이나 태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느냐"고 다그치자 한 장관은 "의원님은 지역구에 있는 국민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분 아니냐"며 "그런 분이 누굴 가르치려고 드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맞받았다.

한 장관은 또 안 의원을 향해 "윤지오라는 사람을 공익 제보자로 치켜세우면서 공익 제보 제도의 존재 가치를 무너뜨린 분"이라고 직격하며 "의원 질의 내용에 대해 수긍하지 못하는 점이 많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두 사람의 설전에 여야 의석에서도 고성이 오갔다. 안 의원은 계속 사과를 요구하며 한 장관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질의하지 않겠다고 입을 다물었다. 결국 김영주 부의장이 중재에 나섰다.

김 부의장은 "출마 의사를 물었던 안 의원의 첫 질문부터 대정부질문에 적절한 질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법무부 장관도 적절한 질의가 아니라고 해도 의원님께 답변은 공손하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정리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