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인간이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해서 하는 12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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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의 12가지 법칙통계학 분야의 석학 한스 로슬링은 <팩트풀니스>를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느낌이나 감정과 달리 실제로는 나날이 진보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명확한 통계 자료와 객관적인 데이터로 오늘날 사람들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부유하고 건강해졌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독일 뇌신경과학자의 연구 결과
복잡한 일을 단순화하려는 욕망
습관적 비관주의 등이 착오 불러
통계학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었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오늘날 우리가 얼마나 잘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수많은 통계 자료를 찾을 수 있다. 대다수 과학자 역시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생각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실제로 우리는 지금 과거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며 편리하게 살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지금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사실만 보면 우리는 더 행복해져야 하는데, 우리는 왜 점점 불행하다고 느끼는 걸까.
지난 8월 말 독일에서 출간된 <어리석음의 12가지 법칙(12 Gesetze der Dummheit)>이 이런 궁금증에 답해준다. 뇌신경과학자인 헤닝 벡은 인간이 왜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는지 뇌신경과학의 관점에서 밝혀낸다. ‘교육에 대한 과도한 의존’ ‘단순함에 대한 욕망’ ‘트렌드에 집착하기’ ‘현재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 ‘일상의 관료화’ ‘성장 추구’ ‘습관화한 비관주의’ 등 12가지 인지적 사고 패턴을 소개하면서, 올바른 행동을 방해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근본 원인을 분석한다.“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앞에 닥친 여러 위기 국면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생각의 혁신’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한다.비틀스의 데카 레코드 오디션은 음악산업 역사상 가장 큰 실수로 여겨진다. 1962년 1월 1일, 비틀스는 북런던에 있는 데카 레코드에서 음반 계약을 위한 오디션을 봤다. 그때 데카 레코드는 “4인조 기타 밴드는 한물갔어!”라고 평가하며 비틀스와의 계약을 거절했다.
1977년 미국의 컴퓨터산업을 주도하던 DECD(Digital Equipment Corporation)의 최고경영자 켄 올슨은 “모든 사람이 집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IBM이 출시한 개인용 컴퓨터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다. 아이폰이 출시된 2007년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들은 구독을 원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하며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경영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 사례들은 모두 현재의 지식을 가지고 과거를 제멋대로 판단한 오류에 속한다. 과거의 지난 일을 지금의 잣대로 판단하는 현상을 일컬어 ‘사후 과잉 확신 편향(hindsight bias)’이라고 부른다.우리는 이미 이야기의 결론을 알고 있고, 현재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전개를 구성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사후 과잉 확신 편향은 과거 그때 거기에 어떤 다른 판단 요소가 있었는지 간과하도록 유도한다.
세계는 지금 엄청난 격변을 겪고 있다. 기후 재앙, 에너지 전환, 가짜 뉴스 및 여론 조작, 민주주의 파괴 등 산적한 문제가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책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좋은 아이디어가 이미 많이 있으며,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생각의 덫에서 빠져나오면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