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값 '들썩'…브렌트유 90달러 넘어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연장 결정 여파 속에 천연가스 공급 차질 우려까지 더해지며 국제유가가 다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공급 감소 우려가 수요 둔화 우려를 압도하며 국제유가는 지난 2주 새 8% 급등했다.8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0.65달러로 전장 대비 73센트(0.81%) 상승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6일(92.86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직전 한 주간 5.48% 급등한 데 이어 이번 주 들어서도 2.37% 오르는 등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주간 상승률은 7.98%에 달했다.브렌트유는 공급 감소 우려로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5일 올해 들어 처음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90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이날 다시 90달러선 위로 올라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51달러로 전날보다 64센트(0.74%) 상승했다.

특히 호주의 미 에너지기업 셰브런 소유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이 이날 파업에 들어가면서 LNG 가격이 급등한 게 유가 상승을 자극했다.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유럽 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최근월물 가격은 이날 메가와트시(MWh)당 장중 36유로를 웃돌며 장중 한때 전장 대비 10%가량 뛰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내 천연가스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천연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을 받았다.

발전용 천연가스의 대체 원료인 디젤도 이날 파업 소식의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냈다.다만, 유럽과 달리 천연가스를 수입에 의존하지 않는 미국의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상승률은 1% 수준으로 제한적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 감소에 따른 유가 강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원유 시장의 초점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발표 후 타이트한 공급 여건으로 이동했다"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리스크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