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조서 서명 거부…檢 "진술 누락됐다고 억지"

"12일 출석 통보는 이재명 요구 수용한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피의자 신문조서에 서명을 거부하고 귀가했다.

9일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피의자는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되었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밝혔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 조서에 피의자가 서명하지 않으면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될 수 없다. 이 대표가 그동안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해왔지만, 정작 검찰 조사 자체를 무효화한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수원지검은 또 "이재명 대표 측은 출석 전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를 포함한 종일 조사를 사전에 약속했고,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감안하여 필요 최소한도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그러나 이 대표는 조사 내내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지적했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에게 12일 출석 통보를 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이 대표 측이 조사 도중 오후 6시까지만 조사를 받게 해주면 12일에 다시 출석하겠다고 먼저 요구해 검찰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는 이전에도 계속 12일 출석하겠다고 했음에도 입장을 번복하여 재출석 일자를 정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민주당 측에서 사실과 달리 검찰에 조사 지연의 책임을 떠넘기며 검찰에서 먼저 한 차례 더 출석요구를 했다고 왜곡하여 비난하는 점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원지검은 출석 요구한 12일에 이 대표에 대한 나머지 피의자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