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불안한 취업 시장…대기업 10곳 중 6곳 채용계획 없거나 미정"

전경련 '대졸 신규채용 조사'
"취업난에도 적합한 인재확보 어려워"
사진=뉴스1
하반기 청년 취업시장이 작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기업 심리가 위축하면서 채용계획을 확정할 수 없어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8.0%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받했고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 비율은 16.6%에 달했다.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전체의 35.4%였다. 이 중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57.8%였다. 줄이겠다는 기업은 24.4%였고, 늘리겠다는 기업 비율은 17.8%에 불과했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 경영 돌입'(25.3%)이라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및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 등을 주요 이유로 지목했다.
반면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인재 확보 차원에서'(33.4%)를 이유로 들었다. 이어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22.2%),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이 좋거나 좋아질 전망'(22.2%) 등을 꼽았다.기업들은 올해 대졸 취업 경쟁이 작년보다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대졸 신규채용 예상 경쟁률은 평균 81대 1로 조사됐다. 응답 비중별로는 ▲30~60대 1(29.7%) ▲1~30대 1(21.5%) ▲60~90대 1(14.9%) 순이었다. 작년 대졸 신규채용 경쟁률은 응답기업 평균 77대 1로 집계됐다.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작 기업들은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도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신규 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30.9%)이 가장 많이 꼽혔다.

대기업의 구인난은 실제로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인했으나 채용하지 못한 인원(미충원 인원)은 1.2만명이었다. 3년 전인 2020년 상반기(0.6만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5명 중 1명(21.9%)은 경력을 갖고 신입으로 지원한 소위 '중고 신입'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경력 기간은 평균 1.4년이었다.

대졸 신규 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과제로는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및 고용 확대 유도'(39.4%),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5.2%), '신산업 분야 기업 지원'(15.7%), '진로지도 강화 등 미스매치 해소'(8.7%)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 중국경제 불안정․고금리‧고환율 등 경영 불확실성 증폭으로 채용을 보수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규제 혁파, 노동개혁, 조세부담 완화 등 기업 활력을 위한 제도적 지원으로 고용 여력을 확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