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서 '킬러문항' 빠지자 N수생 비중 28년 만에 최대

검정고시·졸업생 12.7% 늘어
올해 11월 16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지원한 ‘N수생’ 비율이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1일 발표한 ‘2024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는 전년보다 3442명 감소한 50만4588명이 접수했다. 이 가운데 고3 재학생 응시자 수는 전년보다 2만593명(6.7%) 줄어든 32만6646명(64.7%)이었다. 최초로 시행된 1994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반면 N수생으로 분류되는 검정고시생과 졸업생은 전년 대비 2만151명(12.7%) 증가한 17만7942명(35.3%)이 접수했다. 재수 이상 수험생 비율이 35%를 넘어선 것은 1995학년도(38.9%)와 1996학년(37.3%)도 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1995학년도와 1996학년도는 본고사 폐지 후 수능이 도입된 직후였던 데다 1997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을 앞두고 있어 N수생이 크게 늘었던 시기다. 이후 20%대로 떨어진 N수생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해 지난해에는 31.1%를 기록했다.

올해는 특히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N수생 급증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6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에서 킬러문항 배제가 확인되면서 막판에 더욱 몰린 것으로 보인다. 작년 수능을 치르고 올해 대학에 다니다가 다시 수능에 도전하는 ‘반수생’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교육의 큰 도움 없이도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기대한 N수생들이 명문대·의대 진학을 노리고 뒤늦게 수능 응시 원서를 제출하는 사례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학생보다 N수생이 유리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통상 N수생은 수학이 어렵게 출제될 때 고3 재학생보다 유리한 경향이 있지만,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는 수학 과목 난도가 다소 하락하고, 국어 과목 난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드러나 재학생과 N수생의 유불리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