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초격차 유지…LFP 분야선 2026년 中 넘어설 것"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차 전지 세션

中 LFP에 맞서는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LG엔솔 전략
한국,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선 기술력·가격 경쟁력 앞서
전고체 배터리 3사 모두 "준비중"…시장성 확보는 과제
11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에서 강기석 서울대 교수(왼쪽부터)와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TO), 송호준 에코프로 사장이 2차전지 특별세션 좌담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임대철 기자
“2차전지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일본·미국 업체들 간 기술 격차는 어느 정도입니까?”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셀·소재를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상당한데, 한국 기업의 전략은 무엇입니까?”11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개막한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의 첫 순서인 2차전지 특별세션에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개인 투자자 등 700명 가까운 청중이 몰렸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K배터리 기술력의 현실’과 ‘차세대 셀·소재 개발 현황’이었다. 한국 업체들이 저가 LFP 배터리를 내세운 중국에 시장을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묻어났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과 송호준 에코프로 사장,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TO)은 이런 질문에 답을 내놓고 각 사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LFP부터 하이니켈까지 다할 것”

3사의 최고경영진은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전반적인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데는 동의했다. 신 부사장은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아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이긴 하지만 그 격차는 굉장히 빠르게 줄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반도체·휴대폰 등과 달리 전기차 배터리는 양국이 거의 같은 시점에 시작한 데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보호 아래 빠르게 성장했다”며 “아무리 훈련을 많이 받은 병사(한국)라도 전투 경험이 많은 병사(중국)를 이기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한 카드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는 이르면 2025년부터 LFP 양극재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2년 안에 중국과 합작 형태로 LFP 양극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에 맞춰 중국 기술을 배제한 양산 체계도 개발 중으로 올해 말까지 검증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업체가 LFP 양극재를 만들어 미국에 공급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에 따라 관세 27%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신 부사장 역시 이르면 2026년부터 ‘LG엔솔표’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출시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고성능·고가의 삼원계 배터리에선 한국 업체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모두 여전히 앞서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송 사장은 “하이니켈 배터리는 한국이 빠르게 시작해 기술 축적이 많이 돼 있다”며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유럽 진출을 준비하면서 하이니켈에 대한 갈증이 커, 이와 관련해 협력하자는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재는 갈수록 다양화할 것”이라며 “LFP, 코발트프리 NMX(니켈망간산화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 혁신으로 제조 원가 절감

‘꿈의 전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선 3사 모두 “준비 중”이라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신 부사장은 “전고체는 가야 할 방향이지만 양산 가능성과 시장성 확보까지 아직 과제가 많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반고체 전지, 2030년 전고체 전지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사장 역시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되더라도 2030년 기준 시장 점유율은 5% 미만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조 역량 강화’도 이날 3사가 공통적으로 던진 화두였다. 급격히 늘어난 해외 사업장에서 공정 혁신, 운영 안정화를 통해 수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제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모든 배터리 제조사의 핵심 과제가 됐다. 각 사는 전 세계 어디서나 생산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국내 공장의 ‘마더팩토리’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건식 공정 도입을 눈앞에 뒀다. 신 부사장은 “다음 세대 배터리 제품 양산에는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전극을 만들 때 유기용매를 쓰지 않는 건식 공정은 제조 비용을 줄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는 습식 공정 대비 최대 두 배가량 높일 수 있다. 건식 공정을 대량 양산 체제에 안정적으로 도입한 배터리 셀 제조사는 아직 없다.

빈난새/강미선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