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애플에 아이폰 모뎀칩 3년 더 공급…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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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자체 모뎀칩 개발 늦어져 퀄컴 재정부담 덜어퀄컴(QCOM)은 11일(현지시간) 애플(AAPL)에 아이폰용 모뎀칩을 최소 3년 더 공급하는 새로운 계약을 발표했다. 이 발표로 퀄컴 주가는 이 날 뉴욕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5% 급등했다.
애플 자체 조달시 퀄컴 매출손실 13조원 예상
블룸버그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 소식은 퀄컴으로서는 당분간 재정적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체 칩을 만들려는 애플의 시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퀄컴은 이 날 오전 일찍 2024년과 2025년, 2026년 3년간 아이폰에 스냅드래곤 5G 모델 RF 시스템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2019년에 인텔(INTC) 로부터 스마트폰 모뎀 시스템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로 자체 모뎀 칩세트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퀄컴은 애플에 의존해온 대규모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타에 따르면, 애플은 퀄컴 매출에서 22.3%를 차지하면 삼성전자가 17.5%, 샤오미가 8.6%를 차지한다.
퀄컴 경영진은 2026년 모델의 경우 모뎀 점유율이 20%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애플이 2026년에는 자체 모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두 회사가 2021년에 유사한 3년 계약을 체결했을 때도 퀄컴 경영진은 마지막 해의 점유율을 20%로 언급한 바 있다. 현재는 퀄컴이 아이폰 모뎀의 대다수를 점유하고 있다.
퀄컴은 새로운 계약 조건이 이전 3년 계약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퀄컴의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티아노 아몬은 올해초와 8월초의 실적 발표 때도 애플에 모바일 칩세트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이를 내년부터 퀄컴에 막대한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오펜하이머의 분석가들은 퀄컴의 최종적인 매출 손실이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퀄컴 주가는 애플에 대한 수십억달러의 모뎀 공급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19.6% 하락하기도 했다.
퀄컴과 애플은 2017년부터 애플이 퀄컴의 라이선스 비용이 너무 높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퀄컴도 반격하면서 대규모 법적 싸움도 벌였다. 인텔은 애플이 퀄컴없이 아이폰을 최신 5G 무선기술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안정적인 칩을 생산하기 위해 애썼으나 2019년에 애플과 퀄컴이 합의에 도달하자 인텔은 합의가 발표된 당일 모뎀 사업을 중단했고 몇 달 후 사업을 애플에 매각했다.
애플은 애플 실리콘 이라는 브랜드로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맥 컴퓨터에 쓰이던 인텔 프로세서를 교체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무선 통신업체는 다양한 장비와 표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활하게 작동하는 기술을 설계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모뎀 칩은 기존 3G 및 4G 네트워크는 물론 최신 5G 시스템에도 빠르게 연결되어야 하며 데이터 중심 휴대폰이 등장한 이후에도 퀄컴은 이 분야를 주도해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