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황 지속될 것이라 믿는다면 큰 실수"…'월가 황제'의 경고

"세계 각국, '술취한 선원'처럼 재정 퍼부어"
12~18개월 후 상황 바뀔 수 있어…일부 대출 위험
불확실성 커…중국과 관계 악화도 우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사진= REUTERS)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엄청난 실수(huge mistake)’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탄탄한 소비와 임금 상승이 현재 경제를 지탱하고 있지만 앞으로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부문으로 △중앙은행들이 양적 긴축을 통해 유동성을 억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세계 각국 정부가 ‘술에 취한 선원들처럼’ 지출하고 있는 것 등을 꼽았다.

다이먼 CEO는 그러면서 “현재 소비자들이 강하다는 말이 호황의 환경이 몇 년간 계속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면 큰 실수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는 당초 예상과 달리 탄탄한 소비가 뒷받침되고, 뜨거운 고용시장이 지속되면서 경제가 연착륙(소프트랜딩)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월가 많은 전문가도 기존의 미국 경제 침체 전망을 철회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먼 CEO는 “기업들이 현재 결과만 보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좋다고 느낀다”며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바뀔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에 대한 완전한 효과가 지금으로부터 12~18개월 뒤에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동산과 자동차 대출 일부에서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은행들은 역사적으로 낮은 디폴트율(채무불이행률)로 수년간 대출 부문에서 과도한 수익을 내고 있다”며 “하지만 부동산 대출과 서브프라임(비우량) 신용자들의 자동차 대출 일부에서 긴장감이 나타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이먼 CEO는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성은 여전히 매우 크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중국과의 관계 악화도 이러한 위험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 다이먼 “대만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지만,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