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미드필더' 포그바, 도핑 적발…선수 생명 최대 위기(종합)

테스토스테론 검출…최대 4년 출전 정지 가능
유벤투스 "다음 절차적 단계 고려할 권리 보유"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혔던 폴 포그바(30·유벤투스)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선수 생명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이탈리아도핑방지위원회(NADO)의 약물 검사에서 포그바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NADO는 지난달 20일 유벤투스가 우디네세를 안방으로 불러 치른 홈 개막전이 끝난 뒤 포그바에 대해 도핑 검사를 했다.

포그바는 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를 지켰지만 무작위 검사 대상자로 선정됐고, 검사 결과 포그바의 몸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비내인성 테스토스테론 대사산물'이 발견됐다. 테스토스테론은 지구력을 높이는 호르몬인데, 몸 안에서 자연스럽게 합성된 것이 아닌 외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테스토스테론이 포그바의 몸 안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포그바는 일단 잠정적으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제 3일 안에 NADO의 검사 결과를 반박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어지는 재판과 'B샘플'에 대한 검사 결과에 따라 포그바는 최소 2년에서 최대 4년 동안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소속팀 유벤투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포그바의 도핑 적발 사실을 전하면서 "구단은 다음 절차적 단계를 고려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밝혔다.

포그바가 처한 상황을 보면 이번 도핑 적발로 유벤투스가 그를 '방출'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유벤투스로 복귀한 포그바는 복귀 2주 만이던 지난해 7월 말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이탈했다.

프랑스의 월드컵 2연패 도전에 힘을 보태고자 수술을 미루고 재활을 택했다가 결국 같은 해 9월 수술대에 올랐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무릎 외에도 사타구니, 복근,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치면서 한 시즌 내내 사실상 전열에서 이탈해 있었다.
지난 시즌 포그바가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는 10경기뿐인데, 모두 교체로 뛰었다.

정신적으로 축구에 집중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기도 하다.

프랑스 매체들에 따르면 포그바는 형인 마티아스가 포함된 갱단으로부터 1천300만 유로(174억원)를 내놓으라는 협박을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기니계 프랑스인인 포그바는 좋은 체격과 경기 운영 능력, 패스·슈팅 능력을 고루 갖춰 '천재 미드필더'로 불렸다.

2016년 유벤투스에서 맨유로 이적할 때는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5천만 유로(약 2천142억원)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에 핵심 역할을 하는 등 국가대표팀에서도 굵은 족적을 남겼다.

이 대회 크로아티아와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주인공이 바로 포그바다.

유벤투스는 악재가 겹쳤다. 유벤투스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클럽 라이선스 및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칙을 위반해 올 시즌 유럽 대항전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