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가면 당한다"…한우 선물세트 샀다가 '낭패' 본 사연 [오정민의 유통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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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대형마트 4곳 한우 선물세트 92개 조사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일부 한우 선물세트 가격이 소고기 등급이 낮은데도 등급이 높은 제품보다 비싼 것이 확인돼 구매 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추석에는 상대적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돋보이는 한우 선물세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올해 10명 중 2명 추석 소고기 선물 의향"
"등급 낮은데 가격은 비쌀 수도…100g당 가격 비교해야"
한국소비자원은 추석을 앞두고 주요 대형마트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분을 조사한 결과, 소고기 등급이 낮은 제품이 등급이 높은 제품보다 더 비싼 사례가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0∼20일 롯데마트·이마트·하나로마트(농협몰)·홈플러스 4곳의 온라인 예약페이지에서 선물세트 가격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소비자원이 한우 선물세트 92개를 조사한 결과, 통상 소고기 지방의 분포 기준인 마블링(근내지방도)으로 나뉘는 '투뿔(1++)' 등급 가격이 '원뿔(1+)' 등급보다 비싼 경향을 보였으나 100g당 가격을 비교하니 일부 낮은 소고기 등급 선물세트가 더 비싼 사례도 있었다는 설명이다.일례로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1+ 등급의 '농협안심한우 명품갈비세트'는 100g당 가격이 1만2592원으로 1++(7) 등급인 이마트 '피코크 횡성축협 한우갈비세트'(100g당 가격 1만1875원)보다 비쌌다. 한우 등심세트의 경우 1+등급인 이마트 '피코크 고수의 맛집 대도식당 세트'(3만원)가 1++(7) 등급인 하나로마트 '이천축협 한우 꽃등심세트'(1만1066원)보다 높게 나타났다.한우 등급별 100g 평균 가격은 1++(9)등급이 2만5623원, 1++(8)등급이 1만6775원이었고, 1++(7)등급은 1만4308원이었다. 1+등급은 1만2826원, 1등급은 9776원이었다.
대형마트 한우 선물세트는 주류가 10만원대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10만원대가 37%(34개) 가장 많았고, 20만원대와 30만원대가 19.6%(18개), 10만원대 미만이 9.8%(9개) 순이었다.
소비자원은 "100g당 가격 차이는 최소 717원(갈비)에서 최대 1만8934원(등심)까지 나고 있어 제품 구매 시 다른 등급의 상품과 가격 비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형마트는 주요 추석 선물세트 구입처로 꼽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만 19세 이상 소비자 3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올해 추석 선물세트 구매처로는 10명 중 4명이 대형마트(41.2%)에서 구입한다는 대답을 내놨다. 온라인·모바일(17.2%), 중소형 슈퍼마켓(10.3%)이 뒤따랐다.
10명 중 2명 "추석 소고기 선물"…사전예약 매출 '쑥'
올해 추석에는 10명 중 2명꼴로 소고기를 선물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 인기 선물세트 중 과일의 경우 태풍 피해 등으로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한우는 가격이 하락해 상대적으로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가 돋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aT가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21.4%는 추석 선물로 소고기를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올해 설(17.8%)과 지난해 추석(17.5%) 당시 추석선물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소고기 선물세트 선호도와 비교하면 뚜렷하게 상승한 수치다.실제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지난달부터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한 결과, 소고기 선물세트 매출이 두드러지는 증가세를 보였다. 통상 한우 선물세트는 고가 선물로 인식되지만 올해 한우 도축 수 증가로 한우 시세가 안정화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령 개정으로 명절 전후 공직자 등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선물 가액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점도 한우 선물세트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진행한 결과, 한우 냉장세트 매출이 지난해 추석 같은 기간(7월 23일∼8월 17일)보다 46.1% 뛰어 전 품목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우 등 축산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7월 22일~8월 17일)보다 50%나 치솟았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기간인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 5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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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