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가 90프로 폭락한 알서포트…"비밀병기 출격"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원격 SW 선두주자 알서포트를 가다
서형수 대표 2년 만에 인터뷰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내년 초 출시
5년내 매출 1000억·영업익 300억 목표
주가 안정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검토"

3년 1개월 전 주가 2만3000원→3070원
전문가 "재무구조·실적 안정적…모멘텀 필요"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1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개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김지수 알서포트 사원이 일본 마케팅 사업을 점검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며 고객 수는 늘고 있는데도 기업가치가 낮아졌습니다.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다시 한번 시가총액 1조 클럽에 가입하겠습니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 전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원격 소프트웨어(SW) 선두주자’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53)의 포부다. 알서포트는 2011년 11월 설립된 회사로 원격 제어·지원 SW를 전문으로 공급하는 회사다. 회사 PC를 집에서 원격으로 다룰 수 있게 도와주고, PC에 하드웨어 및 SW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대처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 ‘주가 상승 비밀병기’로 제2 도약을 노리고 있다.

서형수 대표 “알피스 내년 초 글로벌 출시 … 5년 후 200억 매출 기대”


지난 22일 본사(서울 송파구 위례성대로 10)에서 만난 서 대표의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3년 이상 공들인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알피스’(RFICE)가 내년 초 글로벌 공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알피스는 영상&음성 통화·채팅·인공지능(AI) 비서,원격지원 기능 등을 탑재했다”며 “현재 일본 대형 통신사와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슬랙과 센드버드의 대항마로 내놓은 이 서비스를 통해 5년 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개발 배경에 대해 “재택근무와 관련된 업무 솔루션 시장을 더 키우고 싶었다”며 “커지고 있는 기업형 메신저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 대표의 인터뷰는 약 2년 만에 이뤄졌다.
프라데도 프라도카밀라 글로벌 마케팅 담당자(오른쪽 두 번째)가 '리모트미팅'(화상회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서 대표는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리모트미팅(화상회의 SW) 등의 서비스 흥행으로 작년보다 성장한 500억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리모트콜(원격지원 SW) 매출이 상승세다”며 “일본 기업들의 비대면 세일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모트콜의 경우 상반기 1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장철훈 하드웨어 개발팀장이 '리모트뷰 박스'(원격제어 하드웨어 제품)를 설명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서 대표는 ‘리모트뷰 박스’(기업 원격제어 솔루션)도 기대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헬스케어 장비 및 병원 의료기기를 외부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해 의사가 직접 컨트롤 할 수 있으며, 노후화된 생산라인 기기를 공장 관리자가 쉽고 빠르게 모니터링 한다. 사용처가 재택근무용에서 기업용으로 확대돼 매출 상승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목적 회의부스 '콜라박스'에서 직원들이 회의하고 있다. 화상회의 솔루션 기능이 있고 4인용 기준 1750만원이다. 윤현주 기자
회사 대표 제품인 ‘리모트콜’(원격지원 SW)과 ‘리모트뷰’(원격제어 SW)는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SK텔레콤·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국방부·금융감독원·국세청 등공공기관도 사용하며 검찰에는 다목적 회의부스 ‘콜라박스’를 납품하기도 했다. 화웨이·레노버 등 총 20여개국 2만여 곳과 거래하고 있다.
알서포트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5년내 매출 1000억·영업이익 300억 도전

이같은 ‘공격 영업’으로 5년내 매출 1000억·영업이익 3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알서포트는 2018년 매출 247억원·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한 후, 코로나가 전국에 확산되던 2020년 매출액 464억원·영업이익 185억원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39.84%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액 486억원과 영업이익 72억원으로 여전히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알서포트 고덕 신사옥 조감도. 알서포트 제공
제2 도약을 위해 내년 2월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 지하 6~지상 9층 신사옥(연면적 1만9038㎡·약 5800평)으로 이사한다. 이 건물은 토지 120억원, 건물 공사비 500억원 총 620억원을 들였는데 완공 시 시장가치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343억원, 부동산 자산은 36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11.92%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중이다.
알서포트 '리모트뷰 박스' 제품 사진. 윤현주 기자

3년여 만에 주가 87% 폭락 … 서 대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검토”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3070원. 2020년 8월 28일 장중 고가인 2만3650원(당시 시가총액 1조2590억원)과 비교해 87.02% 폭락했다. 주주환원책을 고심하고 있을까. 서 대표는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 돼있다”며 “주가는 6000원 이상 가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14·16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3만주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26%까지 높였다. 평균 매수단가는 3392원으로 1억원을 조금 넘는다. 서 대표는 “주가 안정을 위해 추가 장내 매수와 내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긍정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기업으로서 매년 매출액의 20%를 연구개발비(R&D)에 우선 투자한 후 잉여현금 대부분을 현금 배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년 연속 배당을 진행했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25%를 배당했다.
안기원 마케팅팀 직원이 영상 작업을 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총 주식 수는 5326만7083주다. 서 대표가 지분 26%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2대주주는 일본 대형 통신사 NTT 도코모(15.43%)다. 지분투자만 12년이 넘었지만 한 주도 팔지 않았다. 단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 그 이상인 것이다. 공동창업자인 박해선 씨가 3대 주주로 8.49%를 들고 있다. 일본 미로쿠 정보서비스가 지분 3.43%, 자사주는 2.21% 있다.
11층 사내 스튜디오에서 직원들이 사내 방송을 준비 중이다. 윤현주 기자
서 대표는 “2001년부터 원격지원 SW에 클라우드를 최초로 도입했다”며 “세계 1위 SW 기업 꿈을 목표로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알서포트의 원격 솔루션은 글로벌 7위(지난해 기준), 아시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상반기 누적수출액 2억달러를 돌파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매출 비중은 약 70% 정도다. 전체 매출서 일본 비중이 60%대인데 엔화 약세 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알서포트 XR(확장현실)팀에서 메타버스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개발 중에 있다. 윤현주 기자
한편 알서포트는 줌에 대항하는 제품 격인 ‘리모트미팅’(화상회의 프로그램)을 2016년 출시했다. 코로나 확산 때 대기업·중소기업·학교 등에 무료 지원해 호응을 얻었다. 서 대표는 “재난 상황서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의 자원을 아끼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게 기업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서포트 본사에는 '2023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등 다양한 상패가 놓여져 있다. 윤현주 기자
이수형 파인아시아자산운용 대표는 “코로나19 당시 재택근무 대장주로 부각됐지만, 현재 특별한 모멘텀이 발생되지 않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사실 화상회의 관련 매출은 약 12% 정도에 그치고, 원격제어·지원 등 다른 부문 비중이 높은데 시장은 여전히 재택근무 테마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재무구조나 실적은 안정적이지만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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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