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기업 인터뷰]"연 80% 수익 가능한 특허권을 토큰으로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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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기업 CEO 릴레이 인터뷰]지식재산권(IP)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수익 창출의 핵심이다. 하지만 관련 투자는 지금까지 기관만 할 수 있었고 일반 개인 투자자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랬던 IP 투자를 토큰증권(ST)을 통해 개인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T 기업 아이디어허브가 IP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ST 발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7) 임경수 아이디어허브 대표
임경수 아이디어허브 대표(사진)는 "수익화 잠재력이 있는 특허를 보유한 국내 연구기관 등으로부터 해당 권리를 양도받아 이를 ST로 발행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ST 공모로 모은 자금을 해당 IP 수익화 비용으로 쓰고, 추후 수익 창출에 성공하면 이를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수익화하는 비용'은 해당 기술에 대한 전문가 분석 비용, 법률 대응 비용 등을 포함한다. 그는 "5년 동안 투자금을 5배 정도로 만들 수 있는 IP만 ST로 발행할 예정"이라며 "연 수익률로 따지면 80% 수준"이라고 했다.예상 수익률이 너무 높은데 현실성이 있는 얘기일까. 임 대표는 "ST 발행은 아직 안 했지만 다른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받아 이미 이 정도의 수익을 돌려주고 있다"고 했다. 아이디어허브가 그 과정에서 일부 수수료를 얻어가는데, 이를 감안해도 이미 연 80% 수준의 수익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금까지 약 500억원의 기관 투자를 받았으며 최근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100억원"이라며 "지난해에는 332억원의 매출에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이다.
아이디어허브는 2016년에 설립됐다. 지금까지 확보한 IP는 모두 3000여 건이다. 이 IP는 '번들'(수익화 프로젝트) 단위로 관리되는데, 현재 모두 8개의 수익화 프로젝트가 있다. 특정 주제에 대한, 예컨대 통신기술에 대한 IP를 모아 하나의 수익화 프로젝트로 만들고 여기 개별 IP를 수시로 빼거나 추가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ST 발행은 이 수익화 프로젝트를 단위로 할 예정이다. 예컨대 '통신 IP 수익화 프로젝트'에 대해 일정 개수의 ST를 발행하고, 이 프로젝트에서 나온 수익을 ST 보유자에게 배당하는 식이다. 첫 ST 발행은 내년 상반기가 목표다.국내 연구기관 등이 갖고 있는 IP에 대해 아이디어허브는 타 기업보다 좋은 접근성을 갖고 있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국내 IP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기업과 경쟁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국내 IP를 해외에 넘기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 중에서는 수익화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체계적으로 IP 수익화를 하는 기업이 아직 아이디어허브 외에는 없다"고 했다.국내 IP의 수익화 잠재력이 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특허는 2015년 10만5968건에서 2021년 23만1925건으로 6년 동안 2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얻는 수입은 같은 기간 66억달러에서 81억달러로 특허 수 증가세에 미치지 못했다. 이 기간 중국은 특허 수가 3만3732건에서 14만8751건으로 늘었고, 이를 통해 얻는 수입은 11억달러에서 117억4000만달러로 10배 넘게 늘어 수입 증가세가 특허 건수 증가세를 크게 넘어섰다. 한국도 특허 수익화를 잘하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개인 투자자도 ST를 통해 여기 올라탈 수 있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IP 수익화에는 '특허 우산'도 포함된다. 특허 우산은 특정 기업이 IP 침해 소송을 당했을 때 원고에 대해 반소를 낼 수 있는 IP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디어허브가 권리를 갖고 있는 IP를 소송을 당한 기업이 반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대가를 받는 것이다. 아이디어허브가 주로 관심을 갖고 있는 특허의 종류는 '표준특허'다. 표준특허는 전자기기 등의 국제적 호환을 위해 "다들 이런 규격으로 기술과 기기를 만들자"고 기업들이 약속한 내용과 관계있는 것으로, 수익 창출이 용이하고 특허권 침해를 입증하는 게 용이하다.
지금도 IP 수익화에 기관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데 굳이 ST 발행으로 개인의 자금을 받으려는 이유는 뭘까. 임 대표는 "ST 발행은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해 PI 수익화 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받아 IP 수익화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이 보이면 숨어 있던 잠재력 있는 IP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한국 IP 수익화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