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 3년 만에 새음반 "애정과 아쉬움 모두 담겨"
입력
수정
한국인 최초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4)이 3년 만에 새 음반을 들고 나왔다. 2020년 발매한 앨범 '모차르트'에 이어 두 번째다. 데카에서 발매한 이번 앨범 주제는 '라흐마니노프, 리플렉션'.
12일 서울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우예권은 "앨범명 '리플렉션'은 거울을 보듯 나 자신을 비춰보며 성찰하는 의미"라며 "거울로 내 모습을 보다보면, 보기 싫을 때도 있지만 그러한 모든 내 모습을 직면하고 한 단계 성장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두고 "애정과 애착이 가는 동시에 가슴이 아픈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이 음반을 녹음을 할 당시 선우예권은 바쁜 일정과 악화된 건강 탓에 '최악의 컨디션'으로 녹음해야 했다고. 그는 미뤄둔 예비군 훈련을 받으며 녹음 준비과 몰려있는 연주를 병행해야 했고, 그러던 중에 부비동염과 편도선염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고 한다. 첫날 녹음을 마치고 병원에서 '수액 투혼'까지 하며 가까스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힘들게 녹음해야 했던 선우예권은 잠시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녹음 때 힘들었던 상황들이 생각나 다시 마주하기가 어려웠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녹음 직후 피드백을 줘야 하는데 꽤 긴 시간 '잠수'를 타버렸어요. 회사에서는 제가 죽은 줄 알고 걱정했죠. 녹음 때 힘들었던 상황이 생각나 다시 듣기가 어려웠습니다. 죄송하게도 여러 사람들에게 불편을 많이 끼치게 됐죠. 이후 음반 작업을 잘 해주셔서 지금은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앨범은 라흐마니노프의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작곡가인데다 선우예권에게는 유달리 각별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에게 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을 안겨준 작곡가이기 때문.
"라흐마니노프는 손도 매우 크고 피아노를 정말 잘 아는 작곡가입니다. 다양한 물감을 써서 색채를 표현했다고 할 수 있죠. 그만큼 연주자 입장에서는 표현할 재료도 많고 동시에 어렵기도 한데요, 제가 손이 큰 편이 아니다보니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할 때 종종 불편함을 느끼지만 신기하게 어떤 부분은 어려운 부분인데도 제 손엔 잘 맞아요"
앨범에는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2개의 변주곡과 첼로 소나타의 피아노 편곡 버전 3악장, 라흐마니노프가 편곡한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전주곡 작품번호 3번 중 2번, 23번 중 5번 총 6곡이 담겼다. 선우예권은 "코렐리 변주곡은 제가 18세때 라흐마니노프 작품 중 가장 처음 배운 곡"이라며 "변주곡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여러 형태로 담은 곡인만큼 라흐마니노프라는 작곡가를 잘 보여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곡들은 라흐마니노프를 생각했을 때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멜로디나 제 마음을 요동치게 만드는 작품들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선우예권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11번의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갖는다. 전국 투어 리사이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곡과 함께 브람스의 '왼손을 위한 바흐 샤콘느', 바흐의 파르티타 2번을 들려준다.
"(라흐마니노프와) 어떤 작곡가와 어울릴까 생각해봤는데 건축물처럼 구조적인 면이 바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하노버 음대에 있을 때 스승이신 베른트 괴츠케 교수도 '바흐마니노프'(바흐+라흐마니노프)라고 표현하기도 했거든요."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12일 서울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우예권은 "앨범명 '리플렉션'은 거울을 보듯 나 자신을 비춰보며 성찰하는 의미"라며 "거울로 내 모습을 보다보면, 보기 싫을 때도 있지만 그러한 모든 내 모습을 직면하고 한 단계 성장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두고 "애정과 애착이 가는 동시에 가슴이 아픈 앨범"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이 음반을 녹음을 할 당시 선우예권은 바쁜 일정과 악화된 건강 탓에 '최악의 컨디션'으로 녹음해야 했다고. 그는 미뤄둔 예비군 훈련을 받으며 녹음 준비과 몰려있는 연주를 병행해야 했고, 그러던 중에 부비동염과 편도선염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고 한다. 첫날 녹음을 마치고 병원에서 '수액 투혼'까지 하며 가까스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힘들게 녹음해야 했던 선우예권은 잠시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녹음 때 힘들었던 상황들이 생각나 다시 마주하기가 어려웠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녹음 직후 피드백을 줘야 하는데 꽤 긴 시간 '잠수'를 타버렸어요. 회사에서는 제가 죽은 줄 알고 걱정했죠. 녹음 때 힘들었던 상황이 생각나 다시 듣기가 어려웠습니다. 죄송하게도 여러 사람들에게 불편을 많이 끼치게 됐죠. 이후 음반 작업을 잘 해주셔서 지금은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앨범은 라흐마니노프의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작곡가인데다 선우예권에게는 유달리 각별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에게 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을 안겨준 작곡가이기 때문.
"라흐마니노프는 손도 매우 크고 피아노를 정말 잘 아는 작곡가입니다. 다양한 물감을 써서 색채를 표현했다고 할 수 있죠. 그만큼 연주자 입장에서는 표현할 재료도 많고 동시에 어렵기도 한데요, 제가 손이 큰 편이 아니다보니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할 때 종종 불편함을 느끼지만 신기하게 어떤 부분은 어려운 부분인데도 제 손엔 잘 맞아요"
앨범에는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2개의 변주곡과 첼로 소나타의 피아노 편곡 버전 3악장, 라흐마니노프가 편곡한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전주곡 작품번호 3번 중 2번, 23번 중 5번 총 6곡이 담겼다. 선우예권은 "코렐리 변주곡은 제가 18세때 라흐마니노프 작품 중 가장 처음 배운 곡"이라며 "변주곡은 작곡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여러 형태로 담은 곡인만큼 라흐마니노프라는 작곡가를 잘 보여주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곡들은 라흐마니노프를 생각했을 때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멜로디나 제 마음을 요동치게 만드는 작품들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선우예권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11번의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갖는다. 전국 투어 리사이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곡과 함께 브람스의 '왼손을 위한 바흐 샤콘느', 바흐의 파르티타 2번을 들려준다.
"(라흐마니노프와) 어떤 작곡가와 어울릴까 생각해봤는데 건축물처럼 구조적인 면이 바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하노버 음대에 있을 때 스승이신 베른트 괴츠케 교수도 '바흐마니노프'(바흐+라흐마니노프)라고 표현하기도 했거든요."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