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 '첫발'

해저케이블과 지상 연결하는
'육양국' 구축 MOU 체결
2028년까지 1.5조원 투자

데이터 전송 품질 높여
통신·빅테크 기업 유치 전략
경북 포항에 건립될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감도. 경상북도 제공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1조50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육양국(랜딩 스테이션)과 연계한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유치하면서 글로벌 데이터산업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육양국은 국제 해저광케이블을 국내 지상 통신망과 연결하는 네트워크 시설이다.

경상북도와 포항시, 산업통상자원부, SK에코플랜트, DCT텔레콤, KB자산운용, 한국전력,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8개 기관은 지난 8일 경북도청에서 ‘육양국 연계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육양국은 부산과 경남 거제, 충남 태안 등 3곳에 설치돼 있다. 국제 통화와 데이터 트래픽의 99% 이상은 해저광케이블을 경유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와 구글(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이용량이 늘어나고 글로벌 유무선 인터넷 가입자가 연평균 50%씩 증가하면서 육양국과 해저케이블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DCT텔레콤은 올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육양국 운영을 위한 신규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했다. 최순규 경상북도 빅데이터과장은 “국내 대부분의 육양국은 수도권 데이터센터와 분리된 반면 경북이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캠퍼스는 육양국과 데이터센터가 패키지로 붙어 있어 육양국에서 수도권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비용이 절감된다”며 “싱가포르와 일본 등 선진국에서 널리 활용되는 데이터산업 모델”이라고 강조했다.이번 투자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SK에코플랜트와 DCT텔레콤, KB자산운용은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총사업비 1조5200억원을 투자해 30㎿ 데이터센터 4개 동(총 120㎿)과 국제 해저 광케이블 및 육양국을 2028년까지 조성할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는 투자 협의 중인 글로벌 빅테크와 함께 데이터센터를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육양국을 통해 보다 빠르고 편리한 국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집적단지를 만들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OTT 사업자-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결합한 데이터센터 캠퍼스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DCT텔레콤은 포항과 일본 후쿠오카 330㎞ 구간을 연결하는 최신 국제 해저 광케이블망을 구축한다. 부산과 경남에 집중된 12개의 국제 해저 통신망을 다원화하고 미국, 러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국제통신망 확대를 추진한다. 전송시간 지연을 최소화하고 데이터 전송 품질을 높여 기간통신사업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를 고객으로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KB자산운용은 데이터센터, 국제 광케이블, 통신 타워 등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의 디지털 인프라 펀드를 조성 중이다.이철우 경북지사는 “착공을 앞둔 경북도청 신도시 KT 공공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이어 포항에 대규모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가 들어서면 경북은 AI·빅데이터 등 첨단 지식 서비스산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올라설 것”이라며 “디지털 경제 시대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