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차례 소환 납득 안돼…아까운 시간 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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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조사 후 4시간40분만에 귀가'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에 연루돼 제3자뇌물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2차 검찰 조사를 마치고 4시간 40분 만에 귀가했다.
검찰, '대북 송금 의혹' 조사 종결
이날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단식 13일째'를 맞은 이 대표 건강 상태를 고려해 당초 준비한 30쪽 분량의 질문지를 20쪽 분량으로 대폭 줄여 신속하게 조사를 종료했다.이에 대북 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과 수사를 둘러싼 사법 방해 의혹,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쪼개기 후원금 의혹 관련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약 1시간 50분 만인 이날 오후 3시 28분께 이 대표의 2차 피의자 신문을 마쳤고, 이 대표는 이후 2시간 40분가량 조서를 열람했다. 앞서 지난 9일 진행된 1차 조사에서 이 대표는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서명 날인을 거부하고 귀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조서에는 서명 날인한 것으로 전해졌다.2차 조사를 마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11분께 수원지검 앞에서 "역시 증거란 하나도 제시 못 했다"며 "형식적인 질문하기 위해 두차례나 소환해서 신문하는 게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사실이 아닌 증거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의미 없는 문서 확인하거나 이런 걸로 아까운 시간 다 보냈다"라며 "아무리 검찰이 지배하는 나라가 됐다고 해도 총칼로 사람을 고문해서 사건 조작하던 것을 이제 특수부 검사들을 동원해서 사건 조작하는 걸로 바뀐 거밖에 더 있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정신 차리고 국민 주권을 인정하고 주어진 권력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사용하길 바란다"며 "결국 사필귀정이다. 잠시 억압하고 왜곡, 조작할 수 있겠지만 오래가지 못한다"라고도 했다. 또한 "제3자뇌물 혐의를 어떻게 소명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 관계 없는 혐의를 엮으려고 하니까 잘 안되는 모양"이라고 답했다.
이날 검찰은 이 대표에게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중 경기도지사 방북 비 300만 달러 대납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9일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로 답을 갈음한다"고 말한 뒤, 방북 추진에 관한 질문에는 "나는 모르는 일이고 이화영이 다 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지불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 방북 비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게 골자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방북을 추진하면서 북한이 요구한 방북 비 300만 달러를 김 전 회장이 대신 내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