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홍수 영향…브렌트유 10개월 만에 최고가

브렌트유 11월물 장중 92달러 돌파
원유생산국 리비아, 태풍으로 항구 폐쇄 영향
4분기 원유 재고 감소할 것이란 보고서도 유가 자극
태풍이 휩쓸고 간 리비아. /AFP연합뉴스
북아프리카 국가 리비아를 덮친 열대성 태풍 ‘다니엘’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리비아의 주요 항구들이 폐쇄되면서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2022년 11월 17일 이후 장중 최고가인 배럴당 92.38달러까지 뛰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1.55달러(1.78%) 상승한 배럴당 88.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CNN은 이에 대해 “리비아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홍수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원유 수출에 일시적인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비아의 주요 수출항구 4곳이 폐쇄되면서다. 리비아는 하루 평균 약 1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왔다.

이날 나온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보고서도 유가를 자극했다. EIA는 9월 말 만료 예정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원유 감산이 연말까지 연장되면서 4분기 세계 원유 비축량이 하루 20만 배럴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재고 감소로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은 8월 평균 86달러에서 4분기에 평균 93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 드카롤리스 EIA 청장은 성명에서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함께 고유가가 2024년까지 세계 석유제품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과 별도 발표한 성명에서 화석연료 수요가 2030년까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정에너지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전기차로 인해 석유, 천연가스, 석탄 수요가 2030년 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음 달 발표되는 IEA 연계 세계 에너지 전망에 이런 내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화석연료 수요가 정점을 찍을 시점은 2030년께로 점쳐졌다. 하지만 그사이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과 중국 경제 구조적 변화 등으로 인해 예상 시점을 앞당겼다고 그는 말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중국이 지난 10년간 세계 천연가스 수요 증가의 3분의 1, 석유 수요 증가의 3분의 2를 차지했는데 최근엔 중공업에서 에너지가 덜 필요한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비롤 사무총장은 그러나 지금 속도로는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정부가 에너지 전환에 더 박차를 가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