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치킨 대신 '수류탄' 요리 투척…먹어보니 '이 맛'

서울 성수동서 12~17일 팝업스토어 레스토랑 개소
배틀그라운드 IP로 오프라인 행사 개최
음식점과 협업해 게임 속 아이템을 요리로
12일 크래프톤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연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요리 '아란치니 수류탄'. 이주현 기자
슈팅게임 ‘펍지: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이 이 게임의 지식재산권(IP) 활용 영역으로 오프라인으로 넓히고 있다. 인기 장소의 맛집과 협업해 게임 속 아이템을 요리로 만들어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현실에서 게임 가상 체험 공간을 마련하는 등 게이머들의 현실 속 즐길거리를 꾸준히 다각화하는 모양새다.


베틀그라운드 아이템 모양 요리 선보여


크래프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음식점 테이스트앤드테이스트와 협업해 팝업스토어를 지난 12일 열고 17일까지 5일간 운영하기로 했다. 이 팝업스토어는 배틀그라운드 국가대항전인 ‘PNC 2023’의 개최를 기념해 마련됐다. 이 대회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하루 6경기씩 치뤄진다. 모든 경기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이스포츠 전용 경기장인 ‘상암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유관중으로 진행된다.12일 기자가 찾아간 이 팝업스토어는 PNC 2023에 참가하는 다양한 국가들을 상징하는 타올들로 내부를 꾸미고 있었다. 배틀그라운드에서 ‘삼뚝’으로 불리는 헬멧 아이템을 실제 크기로 만든 소품들도 한구석을 채웠다. 음식점의 특색을 살려 테이스트앤테이스트가 배틀그라운드 속 아이템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새 메뉴들도 눈에 띄었다. 새 메뉴는 △이겼닭 치킨 스테이크 △아란치니 수류탄 △달콤한 보급상자 △블루레몬 에이드 △수박 에이드 등 5종이었다.
12일 크래프톤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연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디저트 '달콤한 보급상자'. 이주현 기자
수류탄과 보급상자를 주문했다. 이들 메뉴 가격은 각각 9000원, 4500원. 서울의 ‘핫플레이스’가 된 성수동에선 2배 가격에 팔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저렴했다. 아란치니 수류탄은 주먹밥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요리인 아란치니를 까만 공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수류탄을 해체하자 밥알과 섞인 쫄깃한 치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빨간 볼로네제 소스를 곁들이니 그럴듯한 한끼 식사가 됐다.

디저트로 나온 보급상자도 해체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비스킷으로 된 상자 옆면을 들어내자 녹차 아이스크림과 설탕에 절인 호두가 나타났다. 게임 속에서 차지한 보급상자에서 삼뚝과 같은 고급 아이템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희열이 오프라인에서도 재현됐다. 이 상자의 바닥면은 샌드 형태의 비스킷으로 돼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먹은 뒤에도 또 다른 맛을 체험할 수 있는 재미를 줬다.

크래프톤, 오프라인 이벤트 행보 계속


이 팝업스토어에선 PNC 2023을 기념하는 다양한 굿즈도 만나볼 수 있다. 반팔 티셔츠, 기념 컵, 응원 타올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이들 굿즈를 구매하면 에코백도 받아갈 수 있다. 현장에 비치된 사진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방문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게임 아이템과 테이스트앤드테이스트 식사권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에도 참가할 수 있다.
12일 크래프톤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음식점 '테이스트앤드테이스트'에서 연 팝업스토어의 모습. 이주현 기자
크래프톤의 오프라인 이벤트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게임사는 지난 7월 성수동에 있는 메타그라운드에서 배틀그라운드 IP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한시적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이 곳에선 게임 체험뿐 아니라 아이템 룰렛, 경품 뽑기, 사진찍기 이벤트 등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크래프톤은 지난 5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 ‘배틀그라운드 월드 에이전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약 720㎡ 남짓한 이 공간에서 이용자들은 3D 안경을 끼고 가상의 적들과 총격전을 벌일 수 있었다.

업계 일각에선 크래프톤이 올해 들어 펼친 오프라인 행사들이 자체 IP를 활용해 복합 문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밑거름인 것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0년 11월 650억원을 들여 성수동 일대 부지를 사들인 이후 이곳에서만 다른 부지를 최소 2차례 추가 매입했다. 제조업과 달리 공장 부지를 별도로 필요로 하지 않는 게임사로선 이들 부지를 게임 개발 외에 다른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