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株에 집중투자"…24兆 된 액티브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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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만에 순자산 12배 커졌다테마주 열풍이 한풀 꺾이고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입 절차와 환매가 까다로운 공모펀드 대신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액티브 ETF로 갈아타는 투자자가 늘면서 시장 규모도 2년 반 만에 열 배 이상 커졌다.
시장 상황 따라 종목 비중 조절
액티브 ETF 올해 12조 불어나
'타임폴리오탄소중립' 83%로 1위
○펀드매니저가 종목 비중 조절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지난달 2일 상장 이후 8.75% 올랐다. 같은 기간 ‘KODEX 바이오’는 5.12% 상승했다.KODEX 바이오가 제약·바이오 종목을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기계적으로 담는 것과 달리 KoAct 바이오헬스케어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종목 비중을 조절해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 상품이다. 유한양행(비중 9.03%), 지아이이노베이션(4.89%), 메디톡스(4.88%), 파마리서치(4.10%) 등 최근 시장에서 관심이 큰 종목을 선별해 담아 패시브 ETF 대비 높은 성과를 냈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많은 정부 보조금이 바이오기업으로 흘러 들어갔는데, 이제 그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망이 밝아 이런 종목을 선별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ETF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금투협 “공모펀드를 ETF로 전환”
패시브 ETF 시장이 삼성자산운용의 ‘KODEX’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로 양분된 것과 달리 액티브 ETF 시장은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운용사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헤지펀드 강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는 올해 수익률 83.01%(12일 기준)로 국내에 상장된 156개 액티브 ETF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가 운용하는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도 연초 수익률이 58.11%에 달한다.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66.35%)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60.98%)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54.28%)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52.1%) 등도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액티브 ETF는 2020년 7월 한국거래소가 상장을 허용한 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순자산 규모가 2020년 말 약 2조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약 24조원으로 열 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만 12조원 불어났다.
기존 공모펀드가 액티브 ETF로 대체되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는 공모펀드의 ETF 전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기 공모펀드 중 하나인 신영마라톤펀드를 ETF로 전환해 상장하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고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2021년 처음 공모펀드의 ETF 전환 사례가 나온 뒤 올해까지 약 40개 공모펀드가 ETF로 상장됐다”며 “금융당국과 협의해 이른 시일 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