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CPI 3.7% 상승…유가 뺀 근원물가는 둔화

근원 CPI, 전달보다 0.4%P↓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두 달 연속 확대됐다. 국제 유가가 3개월 새 30% 가까이 치솟은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는 둔화세를 보여 오는 19~2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13일 발표했다. 7월 상승률(3.2%)보다 0.5%포인트 올랐고 시장 전망치(3.6%)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작년 6월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하다 올 7월 오름세로 전환했다.

8월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7월(0.2%)보다 0.4%포인트 올랐으나 전문가들의 예상치(0.6%)에는 부합했다.

CPI 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원유 가격 외에 항공료도 오르고 신차 가격도 5개월 만에 오름세로 바뀌었다.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중시하는 근원 CPI는 둔화 추세다. 8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4.3% 올랐다. 7월(4.7%)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 떨어지다 3월 소폭 반등한 뒤 4월부터 다시 하락하고 있다.

8월 CPI가 시장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에 따라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전일보다 3%포인트가량 오른 95%대를 기록했다. 다만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은 40%를 넘어섰다.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올라 0.2%인 7월 상승률과 시장 전망치보다 각각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근원 CPI가 완화되고 있지만 2021년과 지난해에도 근원 CPI가 둔화하다 상승 추세로 전환된 적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근원 CPI 상승률이 계속 떨어질지 여부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김인엽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