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반한 호텔"…파르나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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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 받는 호텔 후발주자GS리테일의 호텔 자회사 파르나스호텔이 1년 전 선보인 5성급 호텔 ‘파르나스’가 외국인들에게 호평받으며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 호텔은 출범 초기 한국 로컬 브랜드인 데다 업계 후발주자라는 이유로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깨고 실적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5성급 즐비한 중문관광단지서
파르나스제주 외국인 비중 1위
중국 개별 여행객 방문 급증
상반기 이익 433억 '실적 탄탄'
업계 "글로벌 호텔 가능성 확인"
○‘신생 브랜드’가 강점으로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파르나스호텔제주(사진)의 지난달 외국인 비중은 12%로 집계됐다. 파르나스호텔제주가 있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주요 5성급 호텔의 외국인 비중이 모두 한 자릿수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 6월에는 외국인 비중이 20%까지 오르기도 했다.파르나스는 작년 7월 브랜드 론칭 초기 다른 5성급 호텔보다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라·롯데·조선 등 국내 3대 호텔업체가 밀집해 있는 중문관광단지에서 신생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호텔 투숙객은 통상 자신들이 멤버십 혜택을 받는 호텔에 재투숙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여행 트렌드가 단체관광에서 개인 자유여행으로 바뀐 게 기회로 작용했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제주와 직항노선으로 연결된 중국에서 많은 개별 여행객이 입국했다”며 “이들은 이미 알려진 호텔보다 새로운 곳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달 파르나스호텔제주를 찾은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45.8%로 가장 컸다. 모두 개별 여행객이었다.파르나스호텔제주 오픈 전 글로벌 호텔 체인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 브랜드를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은 것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파르나스호텔은 1988년과 1999년부터 서울 강남구에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를 운영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제주는 개관 당시 이들 호텔에서 객실·주방 등 주요 부문의 팀장급 직원을 데려왔다.
○GS리테일 ‘효자’ 된 파르나스호텔
파르나스호텔제주의 호실적에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나인트리호텔’의 점포 확장까지 더해져 파르나스호텔 전체 실적은 3년 연속 개선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 매출은 2020년 1660억원에서 지난해 3694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175억원에서 70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이에 따라 모회사인 GS리테일에 대한 실적 기여도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파르나스호텔 영업이익은 433억원으로, GS리테일 전체 영업이익(1438억원)의 30.1%를 차지했다.최근 열린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같은 대형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행사가 늘어나는 것도 파르나스호텔에는 호재다.
대형 MICE 시설인 코엑스와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가 인접해 MICE 산업 활성화의 긍정적 영향을 파르나스호텔이 가장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