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저주토끼' 韓 작가 최초 전미도서상 받을까...1차 후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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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후보 발표는 10월 3일,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가 올해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 1차 후보에 올랐다. 수상까지 이뤄진다면 한국 국적 작가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저주토끼>는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정작 발표는 11월 15일
<저주토끼>의 판권을 관리하는 그린북 에이전시는 14일 "지난 13일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 <저주토끼> 미국판이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 롱리스트(1차 후보)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숏리스트(최종후보)는 현지시각으로 10월 3일, 수상자는 11월 15일 발표된다.전미도서상은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이다. 내셔널 북 재단이 운영하며, 소설, 시, 논픽션, 번역문학, 청소년문학 총 5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앞서 한국 작가 중에는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영문판(2020), 김보영 작가의 소설집 <종의 기원>(2021년) 등이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롱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숏리스트에 오르거나 수상까지 이뤄진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저주토끼>는 판타지·호러 단편소설 10편이 담겨 있다. 저주와 복수, 유령 같은 소재로 현실 사회의 잔혹함을 드러내는 일종의 우화 소설이다.
미국판은 아셰트 출판그룹 산하 알곤퀸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안톤 허 번역자가 영어로 옮겼다. 이번에 롱리스트에 선정된 작품은 총 10종으로, <저주토끼>는 그 중 유일한 아시아권에서 번역된 작품이다.이 작품은 앞서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숏리스트에 들어 큰 주목을 받았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부커상 중에서도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에서 출간돼 영어로 번역된 작품에 시상한다. 부커재단은 <저주토끼>에 대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 및 잔혹함을 이야기한다”고 평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14일 기준 <저주토끼>는 총 22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영국, 중국, 스페인,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폴란드, 일본, 미국, 인도, 브라질, 알바니아, 루마니아, 베트남,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대만, 모잠비크, 뉴질랜드, 태국, 호주, 이집트 등이다. 구체적인 조건이 포함된 계약 제안서를 제출한 국가들을 추린 결과다.
또 <저주토끼>는 수록작 중 표제작인 '저주토끼'는 드라마 판권도 판매됐다.그린북 관계자는 "정보라 작가는 10월 30일 미국 뉴욕과 LA에서 개최되는 공공도서관 초청 강연 및 대학 강의 일정 등을 소화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며 "정 작가의 미국 번역서를 꾸준히 준비 중인 알곤퀸 출판사는 최근 <한밤의 시간표>의 영어 판권 역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