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 김지운 "영화 속 송강호 대사, 제가 평소 하던 말"

'거미집' 메가폰 잡은 김지운 감독/사진=뉴스1
'거미집' 김지운 감독이 자신의 영화관을 송강호를 통해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은 14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거미집' 시사회 및 간담회에서 "극 중 김 감독이 하는 얘기들이 제가 실제로 하는 것들과 비슷하다"며 "김 감독의 입을 통해 제 얘기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거미집'은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당하던 시대, 성공적인 데뷔작 이후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던 감독 김열(송강호 분)이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성공을 위해 결말을 새로 촬영하면서 벌어지는 혼돈을 담았다. 제작자와 감독, 이상과 현실, 그리고 스태프와 배우 등 인생의 축약판 같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일들은 '영화가 무엇이길래? '라는 근원적인 의문과 함께 각자 다른 목적과 욕망, 개성을 가진 이들 사이 벌어지는 다이내믹스로 역동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

김지운 감독은 "'놈놈놈'까지는 배우들이 시나리오가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혹독하게 고생시키는 감독으로 유명했다"며 "저는 힘들게 어렵게 찍어야 그 에너지가 온전히 화면에 담기고 그걸 사람들이 느낀다 생각했다. 최근 '반칙왕', '장화홍련' 등을 다시 봤는데 혹독하게 영화를 찍었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영화 철학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영화 속에서도 '나만 살려고 이렇게 하는 거 아니다'고 하는데, 저도 배우들에게 혹독한 연기를 주문하면서 제 마음속에 떠올린 대사였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도 "제가 '거미집'을 느슨하게 찍은 건 아니다"고 웃으며 "나이를 먹으니 예민하게 안 굴어도 보이는 것들이 있다. 무엇보다 캐스팅이 중요한 요소라는 걸 다시 느꼈는데, 스스로 다들 혹독하게 하더라. 알아서 잘했다"고 배우들을 칭찬했다.

'거미집'은 2005년의 '달콤한 인생',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이은 김지운 감독의 세 번째 칸 영화제 초청작이자, '놈놈놈'이래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두 번째 동반 초청. 그리고, 송강호에게는 '괴물', '밀양', '놈놈놈', '박쥐', '기생충', '비상선언', '브로커'에 이은 8번째 초청작이다.

송강호 외에 박정수,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장영남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화제가 됐다.한편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