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경협으로 새출발 류진 회장 "옐로카드 받은 상태에서 시작"

전경련 내주부터 55년만에 한경협으로 이름 바꿔 새출발…윤리위 구성부터 시작
"폴란드에 방산공장 지으면 수출기반 생겨 상당히 좋은 기회"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은 14일(현지시간) "간판하고 이름은 바꾸지만, 저희가 과거에 잘못했으니까 축구로 보면 옐로카드를 받은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해외 행보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경제사절단 22명과 폴란드 동남부 크리니차에서 열린 정치·경제·안보 포럼인 크리니차 포럼에 참가한 그는 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 같은데, 마지막 기회니까 진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경련은 다음 주부터 55년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꿔 새출발한다.

새 명칭인 한경협은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 등 기업인 13명이 설립한 경제단체의 이름이다. 한경협은 이후 1968년 전경련으로 명칭을 바꿔 현재까지 사용해 왔다.

한경협은 일단 정경유착 등 권력의 외압을 차단할 윤리위원회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한경협이 되면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을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했던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이 다시 합류한 만큼, 최선을 다해서 다시 존경받는 경제단체가 되겠다고 류 회장은 밝혔다. 그는 "이번 폴란드 방문이 전경련이라는 이름을 쓰는 마지막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면서 "다음 주부터는 이제 한경협으로 완전히 바뀐다"고 말했다.
풍산그룹 회장이기도 한 그는 폴란드와 방산협력과 관련해서는 "한국전쟁 때 가장 득을 본게 일본이듯,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폴란드가 득을 보는 측면이 있어서 우리가 폴란드에 들어오면 그런 방산 관련 사업 이익이 굉장히 좋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폴란드 측에서는 한국에서 전차, 탄약 등 방산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어 반기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 방산업계가 폴란드를 유럽 시장 진출 기반으로 삼을 수 있을지와 관련해서는 "무기 산업이 발달한 서유럽이 러시아를 믿고 탄약공장 문을 닫았는데, 지금 다시 시작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폴란드에 공장을 지어놓으면 서로 아주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탄약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니까 방위산업이 많이 발달해 있고 바로 투자가 가능한 우리로서는 상당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회장은 전경련 차원에서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과 방산 또는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관련해 계획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기회가 많이 생길 테니까 서로 무슨 기회들이 있는지 기업들 차원에서 사절단을 보내 서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폴란드가 우리 정부에 방산 협력 관련 금융지원 등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신 대지 같은 것은 쉽게 줄 수 있다"면서 "보통 해외로 나가면 굉장히 인센티브를 많이 준다.

대지와 인력, 교육 등은 자체적으로 할 수 있으니 금융 같은 것은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폴란드 현지생산으로 인한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요구하는 게 재래식 무기"라면서 "재래식 무기는 크게 기술이나 이런 것들은 뭐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협력 사업에 관해서도 언급한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얼마 전 전쟁 중임에도 방산 관련 전시를 하니 참여해달라는 서신을 받았는데, 안전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서 "가장 어려울 때 돕는 게 좋은데, 이는 다른 기업들도 똑같이 고민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