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실체 규명, AI 기술도 동원하겠다"…NASA의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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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ASA 내 독립 연구팀 권고 따라
과학적·체계적·중앙집권적 토대 마련
미 정부와 의회 등 UFO 아닌 UAP 공식 용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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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에 따르면 NASA가 과학자, 데이터 및 AI 전문가, 항공 안전 분야 권위자 등 16명으로 꾸린 독립 연구팀은 미확인 비행 현상(UAP)에 대해 지난 1년간 연구한 결과를 1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NASA가 UAP에 대한 진지한 조사를 벌이기 위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액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33쪽 분량의 보고서에는 UAP가 외계로부터 기원했다는 증거를 찾진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넬슨 국장은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믿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대답은 ‘그렇다(Yes)’이다. 우주는 너무나 광활하며, 얼마나 큰지 도저히 가늠할 수조차 없다”면서도, “UAP가 이들의 존재에 대한 증거이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도달하려면 수십억 광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백만 광년을 지나와야 할 것”이라며 “대부분 발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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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풍선이나 항공기, 자연 현상 등으로 확인되지 않은 비행물체는 전 세계에서 포착되고 있지만, (실체를 규명하기에 충분한) 양질의 관측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과학의 본질은 미지를 탐구하는 것이며, 데이터야말로 과학자들이 우주의 비밀을 푸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언어”라며 “일관되고, 상세하며, 선별된 관측 정보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UAP에 대한 최종적이고 과학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대신 NASA는 UAP에 대한 보다 과학적이고 정밀한 조사 방식을 확립하겠다는 포부를 알렸다. “비범한 주장에는 비범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기조하에 연구 시스템을 고도로 체계화하겠다는 얘기다.
책임자의 또 다른 임무는 UAP 데이터의 품질을 평가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개발에 있다. 그간 여러 정부 기관에 걸쳐 산발적으로 수집돼 온 UAP 관련 데이터를 한데 통합하고 체계화하겠다는 취지다. 드론이나 항공기 등으로 ‘흐릿하게’ 포착된 UAP의 모습을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도 포함된다.연구팀은 NASA가 보유하고 있는 지구 관측용 위성들이 UAP를 직접적으로 탐지하진 못하더라도 UAP가 목격되는 시점에 공통된 환경 조건이 있는지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체 위성뿐 아니라 상업용 위성을 띄우는 민간 기업들과도 협력해 관련된 모든 정보들이 한데 모일 수 있도록 일원화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AI와 머신러닝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도구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교차 참조하는 방식으로 더욱 분명한 데이터를 얻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총 247건의 UAP가 보고됐다. 2004~2021년 누적 263건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대부분이 미 해군과 공군 등에 의해 목격됐다.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이 커지면서 UAP의 실체를 규명해야 할 필요성도 덩달아 커졌고, NASA는 관련 연구를 최우선 업무로 지정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