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10년 걸린 삼성전자 송전선로 준공…평택 반도체 공장 전력공급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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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와 글쓰기2013년 건설 계획이 수립된 고덕~서안성 송전선로가 12일 준공됐다. 주민 반대로 갈등을 겪은 지 10년 만으로,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은 ‘지각 준공’이다. 이로써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은 전력난 우려에서 벗어나게 됐다.
고덕~서안성 23.5km 송전망
주민 반발에 2년 '지각 준공'
반도체 공장 안정적 전력 공급
공사비 3900억 원 삼성전자가 부담
한국전력은 이날 고덕~서안성 345㎸ 송전선로 건설을 끝내고 준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송전선로는 경기도 안성시, 용인시, 평택시를 지나는 23.5km 길이의 송전망이다. 3900억 원의 공사비 전액을 삼성전자가 부담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대부분의 전력을 공급한다.당초 이 송전선로는 2021년 6월 준공될 예정이었다. 최초 송·변전설비계획에 반영된 때는 2013년 8월이다. 그러나 건설 추진 도중 극심한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2014년부터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송전선로가 지나는 지역을 정했지만 안성시 주민과 갈등이 이어졌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한전과 안성시, 주민대책위가 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일부 구간을 지중화하기로 했다. 2019년 3월 한전과 삼성전자, 주민대책위, 지역 국회의원이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송전선로 전 구간 건설비와 쟁점 구간 지중화 비용 등 총 3900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송전선로 준공으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을 갖추게 됐다. 지금까지 평택캠퍼스로 이어지는 송전선은 전압이 지역 송전망 수준인 154㎸에 불과했다. 전압이 상대적으로 낮으면 송전 가능한 전력량에 제한이 있다. 현재 가동하고 있는 1·2공장에 전력을 대기도 빠듯해 건설 중인 3~6공장이 완공되면 전력난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예상치 못한 사고가 날 경우 1·2공장 전력 공급마저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345㎸ 고압송전이 가능한 고덕~서안성 송전선로가 완성되면서 이런 우려를 덜게 됐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고덕~서안성 송전망이 없다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3~6공장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 평택캠퍼스는 안정적인 이중 전력망을 갖추게 됐다”라고 말했다.
2042년 용인 반도체 공장 7GW 필요
한편 천영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 김태옥 한전 전력그리드 부사장, 삼성전자 고위관계자 등은 이날 용인시 남사·이동읍에 들어설 첨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부지를 방문해 중장기 전력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산단 조성 초기에 필요한 전기 공급을 위해 산단에 발전소를 새로 짓고 적기에 전력망과 연결하기로 했다.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총 300조원을 투자해 용인 국가산단에서 반도체 공장 5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2030년 첫 공장의 일부 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필요한 전력은 하루 0.4GW, 물은 3만 톤이다. 2042년 공장 5기가 모두 가동되면 수요는 물 65만 톤, 전력 7GW로 증가한다.물과 전력 같은 인프라는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톱 5’ 안에 드는 기업도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비협조적일 경우 기업은 인프라 조성과 관련해 ‘재앙’ 수준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박한신/황정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송전 선로 준공이 늦어진 이유를 정리해보자.2. 반도체 산업에서 전력의 중요성을 생각해보자.3. 인프라 조성에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설명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