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률 10% 육박"…외국인·기관 쌍끌이 사들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가 꿈틀거리고 있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10%에 육박하는 배당수익률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배당 정책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15일 하나금융지주는 4.44% 오른 4만3500원에 마감했다. 신한지주(3.68%), 우리금융지주(2.61%), KB금융(2.14%) 등 다른 은행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화생명(5.41%), 삼성화재(2.29%), 한국금융지주(2.73%) 등 보험주와 증권주도 강세를 보였다.이날 매수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하나금융지주를 총 53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신한지주(328억원), 우리금융지주(303억원), 삼성생명(83억원). 한화생명(75억원)에도 쌍끌이 매수세가 들어왔다. 개인 투자자는 금융주를 일제히 팔아치웠다.

높은 배당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를 시사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해외 기관들과 만나 “금융당국은 배당과 주주친화정책에 관해 금융사들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배당을 자제하고 충당금을 확대하라고 권고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장의 발언으로 규제 완화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배당수익률 7~10% 육박


금융주의 투자 포인트는 높은 배당수익률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예상배당수익률이 9.46%에 달한다. DGB금융지주(9.37%), 하나금융지주(8.75%)도 높은 편이다. KB금융(6.3%), 삼성증권(7.14%), 한화생명(6.45%) 등 다른 금융사는 6% 안팎의 배당수익이 예상된다.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저점에 근접해 있다. 올 들어 테마주로 투자금이 쏠리면서 금융사들이 소외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형 시중은행과 증권사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 수준이다.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 지방은행은 PBR이 0.21배에 불과하다.

대신증권은 배당 시즌을 앞두고 금융주의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KB금융, 카카오뱅크, DB손해보험, 키움증권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SK증권은 12월 결산 배당 정책을 시행하는 지방은행과 보험업종에 주목했다. 중간배당 기업들과 달리 연말에 기대가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주를 단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금융 관련 우려가 남아있고, 금융업의 중장기 성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은 은행주에 대해 ‘트레이딩 바이’ 의견을 제시했다. 장기 투자보다는 배당 시즌을 노린 모멘텀 투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규제산업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은행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항상 규제의 대상이 됐다”라며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싸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